brunch
매거진 신앙 칼럼

BABEL을 BAR+EL로 보는 견해에 대하여

by 미래지기



'바벨’은 성경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이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지면에 흩으셨더라. / 창세기 11:9


이 구절로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바벨'은 탑 건설이 멈춘 곳의 지명이다.

2. '바벨'은 여호와가 지으신 이름이다.

3. '바벨'의 성경적 뜻은 ‘혼잡’ 또는 ‘혼돈’이다.


Babel은 Babylon으로 불렸다고도 한다. “이 문서의 내용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습니다”라는 경고문으로 시작하는 위키 백과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바벨’은 히브리어로 '혼돈'이란 뜻이라고 성경에 나타나 있다. 그러나 bab(문)와 el(신)의 합성어라는 견해도 있다.


BABEL은 BAR와 EL의 합성어인가 아니면 BAB과 EL의 합성어인가? 스페인어에서 EL은 남자를 뜻하는 ele (지시대명사 또는 지시형용사)다. EL은 여러 나라의 언어나 신화 속에서 ‘신God’적인 존재를 의미한다. 아랍어의 AL이 EL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참고로 <슈퍼맨> 시리즈에서 나오는 '칼엘'이라는 이름은 전능자를 암시한다.


바알(Baal)은 주(主)라는 뜻이며 농업공동체였던 고대 가나안인들이 풍요와 다산의 신으로 숭배하던 풍요와 폭풍우(暴風雨)의 남성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최고신인 엘(El)이며... ] 위키 백과


BA, BAB, BAR는 히브리어의 영어식 표현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히브리어의 어떤 소리를 영어로 쓴 것이다. 이 소리를 한글로 적으면 ‘바’가 된다. 물론, /바/라는 한국어 소리가 ‘혼돈’이라는 뜻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BAR는 가로막다, 저지하다, 막대기 등의 뜻이고, EL은 하나님을 가리킨다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하나님과 같아지려는 교만으로 쌓아 올린 탑은 ‘하나님을 가로막는’ 탑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이대로 해석한다면 성경의 바리새인, 바빌론, 바카스, 바포멧, 바알 등에 나오는 ‘ba/bar’는 그것이 들어간 이름만으로도 무엇인가를 저지하고 가로막는다는 부정적인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BAR는 현대로 오면 바코드, 바리스타, 스텐드 바 같은 말 뿐 만이 아니라, 야만을 뜻하는 바르바리즘과 은행을 뜻하는 bank같은 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단어 속에 존재하는 BAR는 과연 ‘가로막는 무엇’이라는 의미만을 지녔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성경에 따르면 바벨탑 사건이 일어난 때에는 모든 언어 흩어져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흩어진 언어 속에서 어떻게 이런 의미가 전달될 수 있었단 말인가? 흩어진 여러 언어 가운데 히브리어를 통해서만 원래의 뜻이 전달되었을까? 현대의 수많은 언어 가운데 과연 어떤 언어가 이 같은 뜻을 온전히 전승한다는 말인가? 말은 수많은 환경에 따라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변형되기도 한다. 수많은 인공언어들은 바벨탑 이전의 유일한 ‘한 언어’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바벨’은 ‘혼돈’이다. 바벨(בבל)이라는 단어를 히브리 성경에서 보면 음과 형태가 “혼잡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진 발랄(בלל)과 비슷하다고 한다. 바벨은 과연 ‘신의 문’인가 아니면 ‘신을 가로막는 것’인가? 이것과 ‘혼잡’의 관계는 무엇인가?


2018년도에 ‘바’BAR의 대중적인 의미는 ‘혼돈’이라기 보다는 ‘막대’나 '와인바'다. 바벨의 ‘바’가 BAB이라면 ‘가로 막는다’는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바벨의 ‘바’가 BAR라면 BAB이 BAR로 변형되었다는 것인가? '문door'이란 본질적으로 이중성을 지닌다. 히브리어 문자는 원래 자음으로만 구성되어 있었다고 한다.


말이 지닌 ‘원래의 뜻’을 찾을 때는 늘 <정보의 엔트로피>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온 땅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신 목적이 의사소통communication을 막기 위함이니까. 막혔다는 것은 반대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니까.


▨ 미래지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왜 태어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