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64.5세 세 자매의 유럽 여행

16박18일 이탈리아, 스위스 자유여행

by 달의 노래

오늘은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숙소에서 혼자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고, 아니, 두 잔 마시고.. 곧 또 한 잔 마실 생각이다.

양쪽 어깨에 일제 샤론 파스를 붙이고 양 발목에도 파스를 덕지덕지 붙였다.


여기는 스위스 인터라켄 마노팜 캠핑장이다.

6월 2일 로마에 도착해서 로마 3박, 볼차노 2박, 밀라노에서 1박 후 스위스로 넘어왔다. 작년에도 우리 세 자매는 스위스 여행을 했는데 이곳 인터라켄 캠핑장에서 4박을 묵었었다. 작년 기억이 너무 좋아 올해도 이곳에서 6박 7일 동안 머물 예정이며 오늘은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각자 개인시간을 가지기로 한 것이다.


타이틀은 ’세 자매 여행‘이지만 작은 형부가 같이 하는 여행이다.

평균 나이 64.5세의 네 명이 작년에 이어 자유여행으로 16박 18일간의 일정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여행 12일 차이다.

막내인 나는 여행 기획, 가이드, 통역, 보조 셰프, 심부름꾼 등을 담당하고 있다. 작은 언니는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는 역할과 보조 셰프, 메인 설거지, 세탁 등을 담당한다. 작은 형부는 보조 길안내, 세탁, 짐꾼 등을 담당하고 있고 큰언니는 메인 셰프로서 한식 식사를 담당하고 있다.

각자 역할이 있어서 여행은 순조롭게 돌아가지만 하루에 적게는 만 오천보, 많게는 2만 보 이상을 걸어 다니는 강행군이라 몸이 피곤하니 신경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여행 전반을 가이드해야 하는 나는 하루 종일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서 여행 일정표에 스위스 마지막 날인 6월 13일은 개인 자유시간으로 명시해 두었다.


작은언니 부부는 아침 일찍 기차 타고 제네바로 여행을 갔고, 큰언니는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혼자 하더쿨룸을 돌아본다며 나갔다.

나는 인천공항 서점에서 산 무라카미 하루키의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이란 책을 몇 장 읽다가, 소파에 드러누워 있다가, 일어나 앉았다가.. 혼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1부 이탈리아 여행, 2부 스위스 여행, 3부 동유럽 여행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내일이면 3부가 시작된다. 스위스 항공을 타고 체코 프라하로 날아가는데 프라하 숙소가 에어비앤비 사진 소개대로 좋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이런 걱정 자체가 여행의 스트레스이다. 그래도 자매여행이니 불평불만은 하지 않지만 64.5세의 상징성이 무엇인가.

작은언니는 수시로 ’ 고생했다, 고맙다 ‘라는 말로 내 마음을 쓰다듬어 주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큰언니와 작은 형부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어서 그것도 은근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로마 바티칸 투어, 콜로세움 투어, 돌로미티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 밀라노 등을 돌아보며 뜨거운 한낮에도 지치지 않고 다녔다.

저질 체력인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할 정도로 뒤처지지 않고 씩씩하게 걸었는데 어제는 전날의 몽블랑 일정이 무리였는지 심장이 두근거리고 조여와서 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오늘은 숙소에서 혼자 쉬니 심장이 조이는 통증은 많이 사라졌는데 아, 이것도 스트레스의 한 증상이려나?


6월 5일, 로마의 마지막 밤에 산책을 나갔는데 마침 콜로세움 앞 공원에서 멋진 바이올린 버스킹 연주가 있었다. 그러다 분위기가 고조되어 결국 ‘춤판’이 벌어졌다. 그 중심엔 큰언니가 있었다. 미미소씨는 어린 이탈리아 여자애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She's crazy!!!" (너무 멋져!!)


평생 남을 추억이 되겠지 싶어 로마에서 볼차노로 기차 이동 시간이 길 때 급조해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었다.

인생은 우연히 만나는 어떤 시간과 장소, 바람과 달의 조화로 잊지 못할 장면이 완성된다. 세렌디피티의 시간에 있었던 그날을 기억하며.. 남은 여행도 잘 마무리되어 또 한 편의 후기를 쓸 수 있기를 바란다.

열린 마음으로 영상 감상하시길.. 하하


https://youtu.be/N38RN29FAFc?si=ZfSFSLOo7UgPay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