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불편하면 쉬워집니다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하지만 지루한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예전 같은 열정은 사라지고, 조직에 대한 회의감에 슬펐고, 많은 일을 겪었다 보니 번아웃을 넘어 나의 에너지를 이곳에 쏟고 싶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도 꾸역꾸역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
바빴던 시기가 지나고 나름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요즘, 앞으로의 직장생활을 어떤 마인드로 이어 나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숱하게 겪어본 일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 변화가 필요하다.‘ 업무 이해관계자들의 반복되는 균열과 험담 속에서 태풍의 눈 속에 있던 나는 속으로 외쳤다. ’ 놔버리자 ‘
지긋지긋했다. ‘없는 힘 쥐어짜가며 그래도 열심히 해보려 버티고 있건만 끝까지..‘, ‘싸운 상대방끼리 풀지 왜 또 나를..‘ 비겁하고 비열한 인간들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인내심의 한계선에 촘촘히 박혀 나 조차도 뚫고 나올 틈이 없는 기분이었다.
고민에 대한 특별한 답이나 계획은 없었다. 그저 출근해서 묵비권을 행사하듯 무언의 8시간을 보냈다. 웃지도 않았다. ‘최고의 복수는 내가 잘 사는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다 품으라고? 지금 당장은 나도 불편함을 표해야겠어!‘ 마음이 매우 불편했지만 이 과정을 잘 버텨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그간 잘 지내온 사회생활의 경력과 인간관계에 마이너스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걱정에 대한 감정을 차분히 이성적으로 이겨내 보려고 노력 중이다.
철판 깔고 웃으며 받아칠 수 있는 사회생활 만렙의 레벨에 도달하기엔 까마득하기만 하다. 기초단계다 생각하고 침묵시위처럼 나도 싫음을 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금 당장은 나를 찾지 않는다. 불편하지만 편하다.
이 시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틈틈이 여유 있는 일상을 보내는 요즘 왜 진즉 이렇게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기분이다.
또 출근하면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겠지만 조금씩 내공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마음근육을 키워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