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결실

새로운 삶의 태동

by 미리나



고통이 찾아왔다.
손끝에 박힌 가시처럼
살갗을 파고든 상처처럼.

나는 웅크려 눈을 감았다.
시간이 흘러
고통은 뿌리가 되었고
눈물은 빗물이 되었다.

고통은 깊이 내려앉았다.
흙 속에서, 어둠 속에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나를 바꿔갔다.

애달프도록 기다렸더니
상처가 지나간 자리에서
어느 날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아름다워졌다.

그리하여 나는 알게 되었다.
상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무엇이 되는 것임을.
눈물로 자란 뿌리는
더 깊이 세상을 끌어안는다는 것을.

고통은 끝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송이 꽃을 피우는
아주 오랜 기다림이었다.


고통은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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