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신경 실조증 첫 치료 성공적
요즘 시대는 인공지능(AI)이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음성비서가 말을 알아듣고 행동하는 시대이다.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우리의 삶은 점점 더 자동화되고 있다. 그 덕분에 정보는 손쉽게 얻을 수 있고 AI는 우리가 할 일을 대신 처리해주기도 한다. 나는 지식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물건들보다 그 물건과 나눈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애플보다는 아이폰을 떠올린다. 삼성보다는 손에 쥔 갤럭시가 먼저 떠오른다. 나이키보다는 신고 있는 에어맥스를, LG보다는 집 안에 있는 오브제컬렉션을 떠올린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그 브랜드와 내가 나눈 경험 속에서 만들어진다. 갤럭시나 아이폰을 사용할 때, 그것은 단순 기계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중요한 동반자처럼 느껴진다.
작은 터치에서 시작된 경험, 그 제품의 흐름, 사용하면서 쌓인 편안함이 휴대폰을 기억하게 만든다.
예약이 되어 있어도 대기 시간이 있다는 걸 알기에 진료가 늦어질까 걱정했지만, 그 시간은 오히려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 되었다. 대기하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고 지난 진료를 복기하는 시간도 나에게는 치료의 일부였다.
뻔한 질문이 아니라 매일 내 상태에 맞춰 던져지는 질문들은 나를 잠시 멈추게 했다. 질문을 어떻게 대답할지 고민하는 순간부터 치료가 시작되고 있었다. 말보다는 태도로 그분의 헌신은 늘 안전하고 단단하다.
2023년 11월 23일, 통증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몸이 전반적으로 불편했고, 뜻밖의 열까지 있었다. '안 넘어지면 다행이다'는 마음으로 진료실 벽을 짚으며 걸어갔고 의사 선생님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기다리고 계셨다.
때로는 진료실 입구까지 나와 나를 부축하며 맞아주시기도 한다. 이런 환대를 받아도 될까 싶은 따뜻함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조심조심, 천천히!”
서너 살 즈음, 시골 할머니 댁 마당에서 마음이 발보다 먼저 달려 넘어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마다 부모님은 놀란 얼굴로 달려와 팔을 붙잡으셨다. 넘어질까 봐, 다칠까 봐.
진료실에서 나를 바라보는 원장님의 눈빛에도 그 온기가 겹쳐진다. 내가 휘청일까, 쓰러질까 조심스럽게 손을 내미는 모습이 자꾸 아버지를 닮았다. 이렇게 자상한 의사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
또 부축을 해주셨다. 저번처럼 진료실에서 넘어지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통증은 있지만 걷는 힘이 조금은 돌아온 게 느껴진다.
"오늘은 컨디션이 어떠세요?"
"정말 미치겠어요."
"온몸이 빨갛네요. 열한 번 재볼까요?"
37.9도네요.
원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정말 미치겠어요. 열도 나고, 고관절도 아프고 너무 힘들어요. 저번에 열 날 때도 수액 처방해 주셔서 너무 좋았는데, 수액이든 치료든 주사 빨리 맞고 싶어요. 마음이 왜 이렇게 조절도 안 되고, 불안하고 조급한지 모르겠어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몸을 떠네요. 혹시 추우세요?"
"네, 좀 춥네요."
"자율신경 문제 같은데 오늘 치료해 봅시다."
자율신경이 어떤 치료지요?
등 쪽에 주사를 놓습니다. 자율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에(생략) 필요하면 항생제도 써야 할 수 있으니 혈액검사도 한 번 하는 게 좋겠고 염증 여부 확인을 위해 소변검사도 함께 해 보시죠.
본격적인 자율신경실조 치료가 시작되었다.
이 치료를 한 것은 작년 4월이 아니라, 이때였다는 것을 기록을 통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