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단계를 지나 찾아온 고민들...
창업을 한 지 7년, 그리고 스푼 라디오를 출시한 지 3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좋은 사무실, 좋은 근무환경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좋은 분들이 많이 조인하면서 회사의 경쟁력과 실력 또한 성장하고 있음을 피부도 느끼고 있다. 9명이서 한국에서 시작했던 스푼라디오는 현재 10배에 가까운 약 100여 명의 구성원들이 5개 국가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기에 주변에서 우리가 성공을 했다는 식의 피드백을 줄 때마다 아직 이르고 빠르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체감상의 시간은 마치? 10년을 보낸 것처럼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여곡절이 참 많았던지라 좋던 나쁘던 큰일들이 생겨도 담담해진 것 같다. 오히려 크고 힘든 일들이 중간중간마다 없다면? 우리의 성장이 멈춘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이 정도면 잘 되고 있는 거지! 생각하는 것 가장 무서운 상태라 생각한다. 생존이나 성장에 대한 고민의 끈을 잠깐 놓치고 나태해져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기업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다. 국내에서만 해도 1~2년 전 수많은 관심과 큰 금액의 투자유치를 하고도 현재 존폐위기에 몰린 스타트업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여전히 머릿속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그리고 그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성장"을 위한 생각들로 가득하다.
1. 의사결정의 부담감
서비스의 성장을 목적으로 투자를 받았고, 해당 투자금을 바탕으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사무실도 이사를 하고 외형적으로 성장을 했다. 서비스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프로덕트를 개선하면서 전년대비 주요 지표나 매출 규모가 3배 이상 성장을 했다. 기준이나 생각의 차이에 따라 빠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느리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 빠른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가? 더 빠르고 큰 성장을 위해 우리가 바꾸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외형이 성장함에 따라 잘못한 의사결정에서 오는 손해 역시 비례해서 커졌다. 움직이는 현금의 흐름이 커졌고, 내가 잘못 내린 의사결정의 여파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 또한 커졌다. 그래서 의사결정에 따른 부담으로 스트레스가 커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인 결정, 객관적인 결정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냉정한 평점심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 있다.
2. 인재 영입
좋은 인재의 영입은 성장기에 있어 필수 조건 중에 하나이다. 아니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초기보다 좋은 인재들이 많이 합류했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인재 영입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경험이나 경력을 가진 신규 인재들이 합류하면서 회사의 다양성이 생기고 좋은 시너지가 내고 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서로 어울리지 못해 생기는 성장통 역시 겪고 있다. 특정 구성원이 안 좋은 영향을 팀에게 주기도 했고, 좋은 인재를 회사가 못 알아보고 이탈을 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기존의 인재들이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가?
-합류한 인재들과 기존 인재들의 능력이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어야 하는가?
-현실에 안주해 개선하지 않고 성장이 멈춘 인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개인별로 원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협업이나 업무 진행에서 많은 시행착오들을 겪고 있다. 기준은 하나! 기존 인재이던 신규 인재이던 상관없이 서비스에 몰입해서 성과를 내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하는 인재들을 위한 제도나 지원에 가장 집중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기존의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할 수 도 있고, 신규 인재들이 회사의 핵심인재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고 그중에 탁월한 성과를 낸 인재를 동료로 인정하고 회사는 그에 맞는 보상을 더욱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3. 위기의식
구성원 각자의 기준과 성향이 틀리지만 우리 조직에 맞는 핏은 현재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에 대한 갈망 아니 집착을 통해 개선을 해나가는 업무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초기와 달리 큰 자금과 많은 인력들이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고 그만큼 그에 맞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업무에 임하는 사람이어여 한다. 단순하게 주요 지표들이 성장한 것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더 많은 자원들이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고 그래서 이전의 성장 규모나 속도가 아닌 더 큰 성장을 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예전과 비슷하거나 투입한 자원에 비례한 성장세라면 위기이다. 그래서 지금이 가장 위기이다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다시 한번 힘들고 중요한 결정을 하기 시작했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4. 성장에 대한 평가
스스로가 성장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상업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는 조직이다. 그렇다면 그 성과는 숫자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번보다 예전보다 과연 얼마나 성장을 했는지, 본인이 투입된 업무나 직무에서 before, after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크게는 우리는 조직이고 팀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주요 지표들이 우리의 성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임을 알아가고 있다. 시장은 냉정하기에 열심히는 관심 없다. 시장에서 만들어낸 숫자로 판단하고 평가될 뿐...
5. 언제 끝이 날까?
우리는 아직 Market Follower이다. 나중에는 우리가 Market Maker이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뒤로 하는 선을 넘어서 경쟁이 아니라 시장에서 정정 당당하게 경쟁해서 사용자들로부터 인정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가족과 아이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스푼라디오의 성장에 기여한다 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하고 싶다. 그런 모습들이 하나둘 보일 때... 그때가 되면 조금은 보이지 않을까?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좋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오디오 플랫폼, 한국에서 시작된 작은 서비스가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쓰는 대중적인 서비스로 성장하고, 플랫폼 생태계에 플레이어들이 의미 있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크고 가장 어려운 도전인 수익화에 대한 큰 숙제를 푼 시점 이후가 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단계별로 필요한 성과를 달성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고민과 실행들을 해야만 한다.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