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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미러 Jun 15. 2024

Interview 57

인투더미러

Interview 57

<작전명 청-춘!> 피처팀 정지윤


Q.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2023년 1월부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는 정지윤입니다. 어느새 네 권의 미러와 함께했네요.


Q. 벌써 2024년 하반기가 코앞이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A. 새내기처럼 바쁘게 학교를 다녔습니다. 하하. 어쩌다 보니 막학기에 15학점을 듣게 되어서 일주일에 네 번이나 통학을 했어요. 무언가를 대충 하는 게 안 되는 성격이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아직 기말고사가 남아 있지만 곧 졸업이라니 시원섭섭해요. 학교는 5년간 저를 이루는 모든 것이었거든요.


Q. 바쁜 일상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를 알고 싶어요.

A. 맛있는 아이스 라떼! 커피, 특히 라떼를 정말 좋아하는데 처음 간 카페에서 라떼가 맛이 없으면 그렇게 실망스러울 수가 없어요. 이 자리를 빌려 사당동 ‘리프레셔스’를 추천합니다. 커피가 맛있고 강아지가 귀여워요.



Q. 날씨가 많이 더워졌죠. 여름은 지윤 님에게 어떤 계절인가요?

A. 남들은 덥고 끈적거린다고 싫어하는 여름을 저는 가장 좋아해요.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해가 늦게 지는 것도 좋고요. 돌아보면 제 여름은 늘 치열했네요. 사랑이든, 여행이든, 일이든… 작년에는 밴드 동아리에서 알게 된 친구들과 팀을 꾸려 홍대에서 작은 공연을 올렸어요. 합주실에서 여름을 난 셈인데, 앞으로 오래 그 기억을 먹고 살 것 같아요.


Q. 여름을 더욱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최애곡을 꼽는다면요?

A.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적고 싶은 곡이 많아서 어려워요. 두 곡을 꼽고 싶은데, 먼저 여름의 낮에 어울리는 곡은 wave to earth의 ‘surf.’! 듣기만 해도 파도를 타는 서퍼가 된 느낌이랄까요. 여름 밤에는 박소은의 ‘눈을 맞춰 술잔을 채워’. 사실 작년 가을부터 좋아했는데 여름 밤에 가장 어울릴 것 같아 이 계절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 마지막으로 검정치마의 ‘Teen Troubles’ 앨범도 빼놓을 수 없네요. 그리고 또… 또……



Q. 지난 28호의 주제는 '숨'이었어요. 지윤 님이 숨을 고르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슬프게도 몸이 이상 신호를 보낼 때요. 일부러 쉬어 가지 않으면 내내 땀 닦으며 달려요. ‘갓생 산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저는 이게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행을 좋아합니다. 여행에서는 숨을 고를 수 있거든요. 번화가를 피해 숙소를 잡고, 적어도 한 번은 아침에 노래 들으며 낯선 동네를 산책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Q. 28호에서 패브릭 브랜드 ‘니도이’와 인터뷰를 진행했죠. 최근 관심이 가는 다른 브랜드가 있다면요?

A. 혜원 세라믹(@hewon_ceramic)이요. 여기도 28호를 준비하며 알게 된 곳인데, 그후 좋아하는 잡지 <어라운드>에 이분의 인터뷰가 실려서 더 기뻤어요. 통통 튀는 색감과 무늬의 핸드페인팅 도자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에요. 고상함 따위는 갖다 버린 작품 이름이 정말 재미있어요. 예를 들면 ‘강아지 없이는 절대 못 살아.�’


Q. 기사를 쓸 때 꼭 하는 특별한 루틴이나 습관이 있나요?

A. 기사를 포함한 모든 글을 쓸 때 항상 소리 내 읽으며 쓰는 습관이 있어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계속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입안에서 굴려 보면서 제일 ‘말맛’이 사는 표현과 어미를 골라요. 굴러가듯 읽히는 글을 좋아하거든요. 


Q. 특히 좋아하는 단어나 표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비표준어라서 조심스럽긴 한데, ‘애정하다’는 표현 참 귀엽지 않나요? 사랑한다고 말하기엔 뻔한 것 같고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심심할 때. 기사에는 쓸 수 없으니 평소에 자주 갖다 붙여요. 애정하는 날씨, 애정하는 공간, 애정하는 기억… 



Q. 미러의 에디터로서 글을 쓴다는 것은 지윤 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기회를 가꿔 나가는 것. 자기 언어에 물성을 부여할 수 있는 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니까요. 저는 말보다 글에 진심을 잘 담아요. 그 진심이 몇 페이지의 기사를 통해 독자에게 닿는다고 생각하면 밭을 일구는 농부처럼 마음이 충만해지는 기분이에요. 미러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점점 주변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곳저곳의 이야기를 발굴해 저만의 언어로 다듬는 일이 즐거워요. 


Q. 지금까지 미러와 함께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험을 들려주세요.

A. 26호 때 밴드 ‘다섯’과 인터뷰했던 경험이지 않을까요. 촬영과 인터뷰 내내 실감이 전혀 안 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래 즐겨 들은 노래의 주인공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니… 돌발 상황이 많았지만 그만큼 웃음과 농담이 가득한 시간이었어요. 합주 이야기에서 갑자기 타투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 “올해는 정말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장난 섞인 푸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요. 솔직하고 투박한 말들이 곱씹을수록 위로가 될 때가 있잖아요. 그날의 인터뷰가 저에겐 그래요.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 구석이 너무 많지만요. (다시 하면 훨씬 잘할 수 있는데…)


Q. 앞으로 지윤 님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궁금해요.

A. 가장 오래 고민한 질문이네요. 거창한 대답을 몇 줄이나 썼다가 전부 지웠어요. 그냥 꾸준히 주변을 둘러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일을 걱정하느라 지금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요.


Q. 깁'미러'브, 지윤 님이 사랑받고자 했던 경험을 알려주세요.

A.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매일 들어요. 그만큼 주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그런데 지난 겨울을 나면서 나 자신한테 사랑받는 게 어렵다는 걸 알았어요. ‘잘’ 넘어지고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다치지 않게 넘어지려면 저한테 사랑받아야 하는 것 같아요. 뻔하지만 제겐 쉽지 않네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나에게 미러란? 다섯 글자로 표현하고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A. 작전명 청-춘! 잔나비의 노래 제목이기도 해요. 한 호를 발행하면 임무를 완수한 전사가 된 기분이 들거든요. 2023년에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미러에 지원한 일을 고를 거예요. 언제 또 이렇게 좋아하는 일에 재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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