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육강식은 생물의 생존을 위해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자연의 섭리를 말한다. 문명을 이룩한 인류는 이런 약육강식을 원시사회의 운영원리로 보았고 이를 경멸하는 뉘앙스로 무자비하다는 수식어를 달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명을 이루어낸 인류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항상 강한 문명이 약한 문명을 말살시켜 왔다. 자연에서는 생존을 위해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었으나, 제국의 정복자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자비하게 약자를 죽였다. 어쩌면 자연의 약육강식보다도 인간 사회의 약육강식이 더 잔인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자연선택은 영국의 생물학자인 다윈이 처음 주장한 것으로 '특수한 환경 하에서 생존에 적합한 형질을 지닌 개체군이, 그 환경 하에서 생존에 부적합한 형질을 지닌 개체군에 비해 생존과 번식에서 이익을 본다'라는 이론이다. 다윈은 자연선택이 '생명의 진화'로 오해될까 봐 이 단어를 의도적으로 멀리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진화라는 단어는 그의 저서 '종의 기원'에 여섯 번째 개정판에서야 처음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적자생존은 다윈과 동시대를 살았던 영국의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에 의해 주장되었다.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생물체가 어느 한 특정 시대에서 생존할 기회가 높다는 것이다. 적자생존에서 적자는 환경에 가장 적응을 잘한 개체를 말하는 것이지 강한 개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즉, 강하다고 살아남는 것(약육강식)이 아니라, 살아남았기 때문에 강한 것(적자생존)이라는 것이다. 이후 적자생존은 진화론의 토대가 되어 사회진화론 등 다른 학문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약육강식, 자연선택, 그리고 적자생존은 언 듯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개념은 직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약육강식
"박 차장이 이번에 선배들을 다 제치고 팀장이 되었구먼. 최 부장, 이 부장, 정 부장은 이제 어떻게 하나.."
회사의 조직운영원리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 중에서 토너먼트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상호 경쟁을 하면서 이긴 사람이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조직의 위계를 형성한다'라는 것이다. 이 이론에서는 결국 약육강식과 같이 경쟁에서 승리하여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직장에서의 실력과 능력에 따라 조직 서열이 구성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자연선택
"송 사장님 퇴임하시면서, 김 전무님과 유 이사님이 모두 한직으로 자리를 옮기셨네.."
여기에 등장하시는 김 전무와 유 이사는 자신의 업무를 충실히 했던 분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 또는 의도와 관계없이 조직의 환경에 따라 자연선택이 되기도 하고, 자연도태가 되기도 한다. 개인에게는 아무 귀책사유가 없다. 그저 조직의 환경이 변해서 영향을 준 것뿐이다.
적자생존
"남 차장,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 모자란 능력으로 아직까지 회사를 다니네.."
조직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은 사실 실력, 능력 순서가 아니다. 위 남 차장은 당시 조직의 상황과 환경에 가장 적합했을 수도 있고, 경쟁자가 일시적으로 없었을 수도 있고, 또는 그저 운이 아주 좋았을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조직에서 절대 그냥 남아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조직은 '생성-성장-정체-쇠퇴 or 재성장'의 생애 주기가 있다. 각 단계에서 우선시되는 능력이 다르다. 그렇기에 어떤 능력은 초기 조직 생성기에는 매우 높게 평가받지만, 조직의 성장기에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남 차장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은 어떤 능력이 있었거나, 혹은 그런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조직의 특정 시기 (예를 들어 정체 또는 쇠퇴기)를 무사히 넘겼을 수도 있다. 여하튼, 조직에서 경쟁하여 승진하는 능력과 오래 다니는 능력은 서로 다른 것이며, 마치 단거리 달리기와 장거리 달리기에 적합한 신체와 훈련법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와 같이 회사라는 곳은 약육강식에 의해 일단 실력과 능력도 중요하나 이것은 하나의 요소이지, 이것만으로 생존이 결정되는 곳이 아니다. 능력 이외에도 다른 요소들이 받추어 주어야 한다. 또한 나의 통제 권한 밖에 있는 환경이 받쳐줘야 하고 운 때가 따라 주어야 한다. 자신이 아무리 잘 났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만 믿고, 교만한 자는 분명 후회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삼국지의 제갈량은 출사표를 던지고 북벌에 나서 위나라의 사마의를 계곡에 몰아넣고, 화공(불화살)을 통해 적을 섬멸시키기 직전의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려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자 하늘을 바라보며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나, 그것이 이루어지느냐는 하늘에 달려있다, 謀事在人 成事在天 (모사재인 성사재천)"라며 탄식을 하였다고 한다. 이후에도 제갈량은 10만 군사를 이끌고 5차 북벌에 나서 사마의와 장기간 대치를 하였으며, 54세의 나이로 전장에서 과로로 병사하게 되며 영웅의 일기를 마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