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珍이가 카톡으로 <기대수명 계산기>를 보내왔다.
첫 번째 질문 / 당신은 어떻게 살기를 원합니까?
◌짧고 굵게 (부정적) ◌남들 사는 만큼(권장) ◌얇고 길게 (긍정적)
나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남들 사는 만큼’에 체크를 했다. 나의 기대 수명은 97세로 나왔다. 이런 너무 오래 사네?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珍이는 75세로 나왔다.
내가 珍이에게 물었다.
「왜 너는 75 세지? 나랑 무슨 차이가 있는 거야?」
珍이가 대답했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에 표시를 했거든.」
「왜 니가 행복하지 않아?」
「안 행복해. 」
「애들 다 잘되고 니가 안 행복하면 누가 행복해?」
「몰라, 남들은 나를 부러워하지만 난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행복이 어딨어 괴로운 일 없으면 행복이지. 법륜스님도 그러셨잖아 별일 없으면 행복이라고. 우린 괴로운 일은 없으니까 행복한 거야.」
「그런 거야?」
「어떻게 매일 즐거울 수 있겠니?」
「그럼 다시 할까?」
「 다시 해 봐」
珍이는 다시 < 행복하다>에 체크를 했다. 珍이의 기대수명은 이제 85세가 되었다.
「그래 딱 죽기 좋은 나이야.」
우리는 드디어 함께 즐거워했다.
사실 기대수명 계산기에는 ‘매일 운동은 30분씩 한다.’가 있었다. 나는 “예”에 체크했는데 솔직히 나는 매일 30분씩 땀 흘려 운동하지 않는다. 스트레칭 정도야 하지만 평생 땀 흘릴 때까지 운동을 해 본 적도 없다. 운동을 하다가 힘들면 거기서 끝내버린다. 그런데도 나는 ‘30분 매일 운동을 한다.’에 체크했다. “오늘부터 하면 되지...”라는 마음에 지키지도 않을 거면서 표시를 했다. 세상에 내가 이렇게 비겁해지다니... 오래 살고 싶어서?
청춘의 나를 생각한다. 피가 펄펄 끓던 시절. 사후에도 그 열정들이 살아 꿈틀거릴 것 같아 괴롭던 그때, 기필코 굵고 짧게 살리라 결심했었다. 그땐 빨리빨리 늙고 싶었다. 허약체질인 나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에게 말했었다. “나는 굵고 짧게 살 거야” 그 말이 엄마에게 얼마나 모진 말인 줄도 모르고 아, 나는 내 딸에게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나는 이제 비겁해졌다. 사실 비겁해지니 편안하긴 하다. 이젠 편안한 게 좋다. 좌우지간 편안하고 싶다. 그래 나는 비겁한 정직함으로 빈둥빈둥 지겹게 끈질기게 오래 살다갈 것이다. 으흐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