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뻑에 취한 날

by 박 혜리


자기도취나 과시적인 행동을 한다는 자뻑이란 말


나도 모르게 자뻑에 취하는 날이 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도 술에 취한 듯


헤롱거리며 자뻑에 취한 그런 날


꽃망울이 활짝 피듯 너무 솔직하여


오히려 불편한 마음이 드는


신방을 빨리 차리고 싶어 하는


어린 신랑의 마음처럼


제목에 맞추어 글을 적은 날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설익은 복숭아를 내놓은 듯


글이 달지 않고 신맛을 낸다


그런 날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다


마치 미로 속을 헤매다 들킨 소년처럼


내 얼굴은 화끈거리며 노을이 지는데


무슨무슨 자랑을 제일 싫어하면서도


어리숙하면서도 미성숙한 나는


자뻑에 취한 술주정뱅이가 되어


나도 모르게 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