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다면

by 박 혜리


자아와 정체성을 찾느라 분주한 아이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하였다


적은 무조건 멸망시켜야 한다며 피바람을

일으킨 태종 이방원처럼


왜 예수는 제사장에게 팔아넘긴 가롯 유다를 대신 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느냐고


아이에게 전할 수 있는 말을 찾아 헤매다


적을 처단하기만 한다면

제자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가슴은 없고 머리만 남은 세상이 된다


사자와 여우의 자질을 겸비하여

갈등과 분열을 봉합할 군주도 필요하지만


무의식의 세계를 파헤친 융이 말하였듯


불완전한 인간을 구원하는 길은

오직 사랑뿐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