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by 박 혜리


무르익는 들판

새떼 쫓는 허수아비


아파트 현관문 나선다


생전 화마에 휩싸이는 것

두려워하면서도

큰댁 옆 눕고 싶다 하신 어머니


사시사철 관광객 들끓는 풍광

외롭지는 않겠다 중얼거리며


봉안당 계단 오른다


칸칸이 입주한 유골

분양받은 동호수


새집 영면 든 부모님

허리춤 낮춰 눈인사 건넨다


유리막 너머 조곤조곤

이승 떠난 차지는 내 품 안


살아생전 영화 같은 삶 누려도

돌아갈 곳 땅 몇 평


아파트에 살다가

다시 아파트로 이사 가는


우리 마지막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