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언제나 찾아온다. 일상생활 속에서 나도 모르게 상처를 받게 되니까. 누군가의 사소한 말 한마디가 가슴에 꽂혀 하루 종일 생각나기도 하고, 회사에서 받은 부정적인 피드백에 눈물 흘리기도 하고, 인간관계의 피로함에 도망치고 싶을 수 있고, 이유 없는 슬픔에 마음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 순간들이 켜켜이 쌓이다 보면 위로란 단어를 찾고 싶어진다. 지금, 이 순간에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필요한 위로는 상황마다 달랐다.
인간관계에 지친 날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말이 있듯이 나도 모르게 가장 친한 친구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친구와 시시콜콜 수다 떨다 보면 어느 순간 인류애가 차오르는 걸 느낀다. 다시 한번 함께하기 힘든 사람과의 관계를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달까.
일이 힘들 땐 나와 비슷한 상황을 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는다. 문제 해결이 목적이면 그 문제를 해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일로 인해 마음이 힘들 땐 심적으로 힘들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냈는지를 듣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이유라 한다면 그 상황이 나만 겪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안도하게 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 쯤 겪어봤고 헤쳐나갔다면 나도 못할 게 없다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유 없이 슬픈 날은 달리기를 한다. 달리다 보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오롯이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 그렇게 한참을 뛰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좋은 에너지 가득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상황에 맞는 위로는 버튼을 누르면 음료가 나오는 자판기처럼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뜻밖의 상황에서 특별한 위로를 경험한 적도 있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만난 한 조각의 우연은 더 크게 다가오기에 그 순간을 잊기 힘들다. 아직도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
회사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힘들어했던 날이었다.
언제나 좋은 피드백만 받을 수 없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날은 유독 눈물이 차올랐다. 그 눈물을 참아가며 일을 하던 와중 친하지 않은 동료에게서 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 안에는 ‘너의 의견이 좋았고 너를 응원 한다’는 따뜻한 말이 들어가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났다. 물론 심적으로 힘들었기에 그 부분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지 못한 순간,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의 말이기 때문에 그 메시지가 크게 와닿았을 터. 마음 한구석이 저릿저릿하면서 감사함과 동시에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 혹은 주변 지인들에게 받는 위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즘 나와 가깝지 않은 타인에게서 받은 뜻밖의 위로는 또 다른 선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난 그런 타인이 되어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인가 돌이켜보게 된다. 고마움을 말로 전달하고 좋은 것들을 접했다면 개인적으로 이야기해주는 사람. 그런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고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양한 위로 속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언제든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정해진 틀안에서 위로의 방법을 찾아 헤맬 수도 있고, 새로운 것들을 접할 수도 있고 내가 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건 위로의 순간은 언제나 필요하다는 것. 그 순간이 올 때 자신만의 방법을 선택해 그 시간을 따뜻하게 보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