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달러 우산의 가치

관계에 대한 사유

by 미쓰양푼이

멜버른에 우산이 있는데

또 사기가 아까웠다.

그래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비는 점점 강하게 쏟아진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피할 수가 없어

백화점에서 어쩔 수 없이

30달러나 주고 우산을 샀다.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산을 싸게 파는 곳도

찾아다닐 수가 없었다.



내 35년 인생에서

가장 비싸게 주고 산 이 우산은

곧바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우산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소중하다고 해놓고선

우산을 다시 찾으러 갈 수 없는 시점이 되어서야

그것을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 하루도 쓰지 않은 우산은

표면적으로만 소중했다.


내 13년 지기 소중한 친구와 함께


20대 초반

영국 버버리 팩토리에서

숄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10년 이상이나

나와 함께 한 물건은

이번 여행에서도

나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


어딘가에 물건을

잘 흘리고 오는 나는

내 13년 지기 소중한 친구를

여러 번이나

떨어 트렸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워주기도 했고,

나 스스로도 그것이 없다는 것을

빨리 자각하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되찾을 수가 있었다.


숄은 몇 번이나

잃어버릴 뻔했지만

지금도 내 옆에 있는

내 친구였고,


평소에는 그 가치를 모르고 있다가도

없어지면 며칠 동안 기분이 다운될

소중한 내 보물이었다.


우리들 관계도

이와 같은 것이겠지?

오래될수록 익숙할수록

더 소중해지는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우리는 하루 종일

웃고 떠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농익어 가고 있었다.


2019년 6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못 만났던 나의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 관계에 대해 곱씹어 본다.


호주 태즈매니아에서 다이이치와:)
호주 브리즈번에서 희와:)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종훈이와:)
도쿄 에비스에서 란과:)
후지카와구치코 온천여행 유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