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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나의 존재

by 미쌍이



그림자의 시선.

자신과 연결된 존재가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무엇이든. 그 존재가 영속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봤다.

그림자에게 마음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게 제일 슬프지 않을까? 인간이라면 응당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처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사라짐'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으리라.

지난밤, 꿈에 검은 그림자가 내 코를 틀어막으며 죽음으로 내몰았다. 숨이 막혀 가슴이 답답하고 곧 죽을 것만 같았다. 급박하고 긴장되는 순간, 나는 살고자 발악을 하며 입을 벌려 하악거렸다.

생의 마지막 몸부림이 이러할까? 콧구멍을 꽉 채운 검은 손가락이 숨구멍을 점점 막아오는 와중에도 혹여나 조금의 틈이 생기면 주변의 공기를 콧구멍 속으로 빨아들이기에 바빴다.


나는 치열했고, 하악거리고, 바늘구멍 같은 콧구멍으로 호흡했다. 그토록 처절하게 존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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