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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닷페이스

닷페이스가 일하는 방식

리워크 컨퍼런스 2017 :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의 조직

by SUMMER

어제는 리워크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리워콘은 일의 전환,실험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곳에서 '닷페이스가 일하는 방식'이라는 주제로 우리 이야기를 공유하고 왔어요.


re-work (1).jpg 리워콘 : '전환,실험,노동'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닷페이스는 작년 10월에 법인 설립을 하고 이제 첫 돌을 맞이한 미디어 스타트업입니다.

보통 '콘텐츠'를 주제로 발표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닷페이스라는 '조직'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겨서 참 좋았습니다.


닷페이스의 구성원 대부분에게는 이 곳이 인생의 '첫 직장'(정규직으로..) 입니다.

마감 압박, 기록자로서의 압박, 스타트업으로서의 성과 압박. 닷페는 이런 어려움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는 개개인이 '시키는 일을 하는 회사원'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일을 만들고 서로의 성장욕구를 키워나가는 과정이 우리에겐 '생존의 길'이라 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내놓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성장 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이

함께 좋은 조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그 자체도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그 과정에 대한 회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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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네모]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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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네모]하는 곳이다,라고 했을 때

보통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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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말들을 들을 때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정말 감정 표현을 하면 안될까요? 일은 감정을 배제하고 해야하는 것일까요? 일 와꾸를 잡아놓고 사람을 데려다 쓰면 정말 일이 '이루어지나'요?


닷페이스 이전, 그렇게 생각하고 했던 시도들에서 저는 여러 실패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프로젝트 자체의 실패는 아니었지만 결국엔 실패였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일이 사람을 쓰고' 끝나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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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의 구성원들은 명함에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적어넣는데요.

장피디님 명함에는 '사람이 하는 일' 이라는 문구가 들어가있습니다.

가끔 일에 좇기는 느낌이 들 때, 혹은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문구를 생각하게 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건 사람이 하는 일.이어야 하는 거죠.

사람의 생각과 정성과 사람으로서의 고민이 들어가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안 되는 때, 우리가 마음을 쏟지 못하고 메시지를 기계적으로 전할 때.

그런 순간을 저는 경계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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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조직에 '습관'을 새겨넣는 일이 필요하다는 걸 많이 깨닫습니다.

말은 금세 흘러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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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 조직의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딴 얘기로 들어가면,

닷페이스는 어떻게 모였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여러 경로에서 서로를 만나게 되었지만

같은 팀이 되어주길 제가 권유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반했던 건 이런 마인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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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할 줄 알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야매로라도,

어떻게든

시작하는 모습이 좋았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고싶었고

그런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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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요....


닷페이스가 일하는 방식


요약하자면 네 가지입니다.

1. 세상에 하나뿐인 콘텐츠 창작자가 되기

2. 잘하고 싶은 건 확실히 잘하고 싶다고 못하고 싶은 건 확실히 못하고 싶다고 말하기

3. 회고- 솔직하게 취약함 말하기

4. 서로에게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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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에서 좋은 점이 뭐냐, 힘든 점이 뭐냐 라고 했을 때

두 질문 모두에서 같은 답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꾸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물어보고 알려고 한다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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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닷페이스도, 우리도 어떤 '필터'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크게는 우리가 이 미디어를 통해 공동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작게는 그 사람을 통해 우리는 질문하고 그 사람을 통해 이야기하고 보는 것이잖아요.

에디터도, 필름메이커도,디자이너도, 개발자도 모두 그렇구요.


특히 에디터는 그 사람의 질문 방식 같은 것이 콘텐츠에 녹아날 때 좋은 콘텐츠가 되는 것 같아요. 질문을 하나 던지고 문제를 파헤치는 타입인지, 대화를 통해 누군가에게서 재밌는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인지, 혹은 센스있게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는 스토리를 잘 이야기하는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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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닷페이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디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자기의 이야기 방식과 자기가 발견하고 싶은 스토리를 잘 알고 발견해내는 사람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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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쨰가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를 잘 발견해내기 위한 원칙이라면

두 번째는 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이 팀으로 일할 때

그 욕구를 옆에 있는 동료가 알도록 하기 위한 원칙입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분기별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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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그 예시인데요.

여섯가지 축의 기준은 본인이 자유롭게 설정합니다.

저는 개인 자원 분배와 조직 자원분배를 잘 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잘 하고 싶다고, 나는 이런 부분에 성장욕구가 있다고 동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벌리는 건 잘하지만 체계화하고 마무리하는 것을 못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더 나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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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모모상의 기록. 자세히 보면 '촬영과 편집' 같은 분명한 기술의 영역도 있고,

'상상력,기획력' 같은 추상적인 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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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우기의 판. 곤조와 좋은 질문력 같은 부분이 눈에 띄고,

좋은 동료로서 '피드백 력'을 높이고 싶다는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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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하다보면 자신의 일에서 자기가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료는 그 이야기를 듣고, 이 사람이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무엇을 내가 도울 수 있을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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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회고 문화에 대한 것입니다.

첫번째가 성장하는 개인주의자를 발견하고

두번째가 서로의 성장욕구를 알고 돕는 것이라면

세번째는 그러한 과정에서 실패했을 때, 그 실패를 개인의 경험이 아닌 조직의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원칙입니다.


저는 회의가 어영부영 끝났을 때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가장 절망스럽습니다.

솔직하게 이렇게 말해줄 때 가장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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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직이 죽는 건 서로 솔직해지지 못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회의 자리에서 올바른 방식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지 못할 때.

그렇게 되면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터놓게 되고 일부만 그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됩니다.

또는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게 되거나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아 일은 산으로 가고 서로의 우애만 돈독해질 수도 있죠. 저는 그런 것이 싫습니다.


우리는 솔직하게 회고하고, 솔직한 회고를 한 다른 동료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논의가 길을 잃으면 멈추고, 다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런 회고는

3인 이상이 모여서 일을 할 때면 필수로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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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회고를 하면 모두가 접근 가능한 형태로 기록으로 남기려고 노력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것으로 끝날 수 있는 무형의 경험을 조직의 경험으로 소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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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욕구가 있는 개인주의자들이 회사를 만들어나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잘 배우고 잘 도움 받는 것을 문화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례로 내부에서 펫츠라고 이름붙인 '내부 스터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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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스터디라는 게 엄청나게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20분/40분 과정으로 서로에게 배우고 싶은 것을 요청하고

상대가 수락하면 진행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합니다.


주제는 다양합니다.

인터뷰를 잘 하는 동료에게 인터뷰에 대해 듣습니다.

음악을 잘 고르는 동료에게 음악에 대해 배웁니다.

선거보도 주의사항을 공유하기도 하고,

홈바리스타도 배웁니다.

팀 안에서 함께 스터디한 내용을 공유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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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심리학에서 '잡크래프팅'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크래프팅이라는 것은 조각하다, 세공하다라는 뜻인데요.

제가 학부에서 배울 때는 어떤 직무를 세세하게 조각한다는 뜻의 이야기였던 거 같아요.

일을 하는 의미 자체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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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츠를 하면서 느끼는 건 프로는 사소한 걸 신경쓴다는 겁니다.


각자 자기 일을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다릅니다.

음악을 잘 다루는 사람은 음악을 고르는 일을 콘텐츠 구성에서 우선순위로 두고,

영상을 똑같이 찍더라도 장인처럼 찍는 사람은 구도와 톤과 호흡,

세세한 것들을 잘 합니다.


그에 따라 일의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요.

실용적인 배움도 있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배우는 부분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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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어하지만

아무말 보태기는 지향하지 않습니다. 낄끼빠빠를 알고 자기 일의 범위를 분명히 하도록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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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궁금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분기 워크샵이라는 건 회사에서 나름 큰 행사니까요.


워크샵 중 '이야기 주제'로 공유했던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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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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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하는 걸 잘하자,라는 건

사실 우리가 못하는 건 하지말자 혹은 안 해도 돼

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주제가 첫번째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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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두 번째 주제입니다.

이 때 나온 이야기에서 슬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참 좋았는데

'돈을 못벌어서 망하는 것도 있지만 돈을 벌어서 망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돈만 벌고 의미 없이 살아남는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왜 이 일을 지속하고 싶은지, 그 이유와 살아남는 방법이 일치하기 위한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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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자의 현재 역할과, 바라는 역할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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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했을 때를 고민해봤습니다.


구글에서 일한 사람은 이런 느낌이던데

다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느낌이던데

이런 게 있잖아요.


닷페이스는 어떨까.

한마디로 닷페이스의 인재상입니다.


우리는 이런 동료와 이런 문화를 가지고 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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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를 1년 동안 하면서 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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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살 된 회사.

이 회사를 만들어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웠지만

유덕님이 정리한 글이 좋아 이 글로 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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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워크컨퍼런스_닷페이스.059.jpeg 왜떄문에 80년대....?


아래 장들은

질문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어 추가한 것들입니다.

어떨까요?

저는 아직 답을 내리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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