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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ther May 24. 2024

게이머에서 틱톡 스타, Z세대 마음의 대변자 d4vd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아티스트들의 인터뷰 아카이빙


지금까지 진행했던 인터뷰들을 아카이빙 해봅니다 :)  
사라진 매체도 있고, 찾아보기 어려운 매체도 많아서 브런치에 조금씩 아카이빙 합니다. 

인터뷰는 모두 제가 직접 섭외, 진행 했습니다 :) 


d4vd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 



여동생의 옷장에 들어가 가상의 세계를 그리며 포트나이트 영상의 배경음악을 만들던 게이머는 하루아침에 틱톡 스타가 됐고, 이제 Gen Z의 마음을 대변하는 아이콘이 됐다. 05년생 d4vd는 자신이 상상하거나 그려왔던 사랑과 그 속의 어둠과 괴로움을 담은 곡들을 이야기를 써 내려가듯 발표하기 시작했고, Romantic Homicide와 Here With Me는 10대들의 감수성과 마음을 대변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d4vdverse를 창조하고 그 속에 자신의 감정을 대변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키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은 어떠한 정답을 찾아 헤매지 않는다. 그는 두려움 없이 기존의 모든 음악적 룰을 파괴하고 끊임없는 변화 속에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자 한다.  
 


1. [RSK] ‘Petals to Thorns’ 앨범 발매 후 4개월 만에 앞 앨범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듯한 EP ‘The Lost Petals’를 발매했어요. 이번 EP를 간단하게 소개해 줄 수 있나요?  


‘Petals to Thorns’과 ‘The Lost Petals’은 이야기의 연속이에요. 'The Lost Petal'은 ' Petals to Thorns’ '에 들어가지 못한 곡 주 기회를 주고 싶었던 곡이었고, ' Notes From a Wrist'와 ' Rehab'은 작년 한 해 동안 아티스트로서 제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곡이기 때문에 이 곡들을 발표하기 정말 잘한 것 같아요.


2. [RSK] 그럼 이번 EP 역시 ‘Petals to Thorns’처럼 서사를 가지고 이어지나요?  


네, 두 작품 모두 동일한 내러티브와 창의적인 비전을 따르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에서 제 캐릭터 '이타미'와 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피, 장미 등의 세계관을 볼 수 있습니다.



3. [RSK] 앨범 속에서 보이는 하얀 장미와 가시들, 흐르는 피, 상처받은 몸은 당신의 어떤 것들을 상징하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이 모든 것이 제 예술의 창조적이고 완전한 순환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장미는 아름다움을, 피와 가시는 서서히 죽어가는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4. [RSK] 2021년 12월 포트나이트를 배경으로 피아노 연주와 함께한 ‘Run Away’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이후 끊임없이 곡을 발매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끊임없이 곡을 발매하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제 포트나이트 영상으로 계속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노래를 만들고 업로드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음악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재미와 즐거움을 위한 일이 되었고, 제 안의 창작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제 음악의 예술성과 음악에 매료된 리스너들의 열렬한 지지자를 모으게 되었죠. 이런 것들이 곡을 끊임없이 발매하게 되는 동력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포트나이트의 음악이 제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죠.



5. [RSK] 이렇게 많은 곡을 만들게 하는 영감과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다른 인터뷰를 읽어보니 하루에도 2곡 씩 만든 적도 있다고 했어요. 


저는 환경과 주변 환경 등 모든 곳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텔레비전, 영화, 애니메이션, 시, 비디오 게임. 저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많은 음악을 만들고 이렇게 방대한 분야에서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6. [RSK] 이런 식으로 많은 곡들을 만들다 보면 자신의 감정이 소모되는 걸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기분을 느낀 적은 없나요?


전혀요, 저에겐 곡을 만드는 작업은 항상 재미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죠. 곡을 만들면 활력이 생기고 계속할 수 있죠.



7. [RSK] 게이머, 쿨키즈에서 하룻밤 사이에 GEN Z 세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됐어요. 그 누구도 당신에게 음악을 가르쳐 주지 않았고, 어릴 때 피아노를 친 것 외에는 전혀 음악과의 연관성이 없었죠. 어떻게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나요?


Bandlab이 저를 도와주었죠. 그걸 사용해서 곡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저에겐 배움이었어요. 맞아요. 음악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그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 본능에 따라 움직였죠.


8. [RSK] 음악을 배우지 않아도 음악은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어떤 아티스트들이 당신에게 영감을 주었나요? 


정말 많은 아티스트들이 저에게 영감을 줬어요...! Michael Jackson부터 SZA, The Smiths, Steve Lacy까지… 재즈, 인디 록, 사운드클라우드 랩, 영화 음악 등 말 그대로 모든 종류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저는 제 주변 환경과 일상의 모든 음악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9. [RSK] 'Romantic Homicide'의 엄청난 성공 후에도 대부분의 곡을 아이폰과 'Bandlab'으로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아직 스튜디오 레코딩이 익숙하지 않은지, 혹은 스튜디오 레코딩과는 어떤 부분이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지 궁금해요. 


2023년의 모든 곡은 Bandlab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건 지속해서 제가 혼자서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죠. 스튜디오에 있다면 그곳에 있는 장비를 사용하겠지만,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저는 여전히 Bandlab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제게 Bandlab을 사용하는 방식과 형태가 가장 편안한 방법이자 작업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10. [RSK] d4vd의 음악은 감성적이고 섬세한 가사와 중얼거리는 듯 매력적인 목소리의 조화가 완벽하게 어우러져요. 사실 d4vd 당신은 10대 때 홈스쿨링을 시작했고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많이 맺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 사람들 간의 관계, 감정에 대해 어떻게 그만큼 섬세하게 느끼고 가사로 표현할 수 있나요?


저는 영화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영감을 얻습니다. 영화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배우고 곡에 반영하는 거죠. 그리고 저는 곡을 만들 때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의 감정을 구현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서 곡을 만드는 편이에요. 이것이 ' Here With Me'의 탄생 배경이기도 해요.


11. [RSK] 가족들이 당신의 음악을 얼마나 영감을 주고 지지해 줬나요?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어머니가 당신의 가장 큰 서포터라고 했는데, 어린 시절 당신의 어머니는 어떤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려주곤 했나요?


부모님은 제가 시도하는 모든 것을 항상 지지해 주셨지만, 처음에는 제가 음악을 만든다는 걸 믿진 않으셨어요. 포트나이트 몽타주를 업로드 할 때 저작권 분쟁을 피하려면 직접 곡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분이 어머니였긴 하지만요. 처음엔 제가 음악을 만들거나 발매한다고 말씀드린 적은 없었어요. 'Romantic Homicide '가 터지고 음반사에서 저를 만나고 싶어 했을 때 부모님이 처음으로 제가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제가 처음 부모님을 거실에 앉혀놓고 음반사가 저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제가 음악을 만든다고 말했을 때, 처음엔 제가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하셨죠. 저의 어머니는 Grenada에서 자랐고 어렸을 때 Calypso의 음악을 들으면서 성장했다고 하셨어요. Sparrow의 “Education a Must”를 반복해서 들었다고 했어요. 



12. [RSK] 물속에 들어가는 등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이 'd4vdverse'를 만들어 낸 것 같아요. 당신의 유니버스 속 d4vd, '이타미' 외에 다른 캐릭터들은 언제 등장할 예정인가요? 


아직 유니버스와 캐릭터에 대해선 고민 중이고 항상 생각하며 계속 만들어가고 있는 부분이에요. 언젠가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할 것 같지만 어떻게 표현할지는 더 고민해 봐야죠. 이타미란 캐릭터는 곧 새롭게 발표될 음악, 그리고 새롭게 만들 음악 속에서 절대적으로 계속해서 살아있을 거예요. 


13. [RSK] '이타미'를 보면 애니메이션 '주술회전'의 고죠란 캐릭터가 생각나요. 고죠는 세상의 모든 괴로움과 주령, 저주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캐릭터가 '이타미'와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이타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줄 수 있을까?


'이타미'는 일본어로 고통을 뜻합니다. 주술회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자 제 크리에이티브 비전에 큰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언젠가 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협업하고 싶어요...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14. [RSK] 당신의 뮤직비디오는 대부분 가사와 감정에 충실한데 Rehab은 애니메이션이자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곡을 표현한 것 같아요. Rehab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겠어요? 


궁극적으로 저는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저만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해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애니메이션 영상을 계속해서 만들고 공개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이란 장치는 무척 재미있고 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 같습니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맡아 비주얼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저는 'Rehab'과 제가 공개한 다른 애니메이션의 크리에이티브 대부분을 담당했거든요. 


15. [RSK] 이제 투어 이야기를 해볼까요? 북미 투어가 모두 매진됐고, 월드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그리고 서울 투어가 취소됐는데 우린 언제 당신의 공연을 볼 수 있을까요? 


네, 북미투어는 이제 끝났는데, 작년 투어는… 정말 멋졌죠! 팬들 덕분에 모든 공연이 매진됐고 감사했어요. 서울 공연은 정말 멋질 거라고 생각했고 순식간에 매진돼서 기대가 컸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아프면서 한동안 목소리를 잃었어요. 그래도 최대한 빨리 돌아오려고 노력 중이에요. 올해는 한국에서 몇 번 공연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어요. 



16. [RSK] 콘서트의 취소로 슬퍼하고 있을, 당신을 기다리는 아시아 팬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아시아 팬들은 정말!!! 열정적이에요! 그들은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진정한 팬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감사해요. 아시아 공연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말 그대로 말도 못하고 노래도 못해서 쉴 수밖에 없었어요.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하지만 곧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


17. [RSK] 재즈, Lofi, R&B, 그런지, 얼터너티브락, bedroom pop 등 당신의 음악을 정의하려는 장르들이 많지만, 당신은 절대 쉽게 정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많은 장르를 시도하는 이유 혹은 당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장르는 무엇인가요?


저의 장르를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틀에 박힌 음악을 하고 싶지 않거든요. 인디 얼터너티브부터 팝, R&B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한 저는 모든 장르의 진정한 팬이며, 모든 장르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다행히 제 팬들은 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악을 좋아해요. 다양한 장르가 조금씩 섞여 있어 어떤 곡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제 앨범이 그리고 제 콘서트가 재밌다고 생각해요. 



18. [RSK] d4vd 당신은 슈퍼스타이지만 사실 아티스트로 불린 게 2년도 되지 않았어요. 처음 유튜브나 틱톡을 이용했을 때 본인이 전업 뮤지션이 될 거라고 상상했었나요? 프로게이머로의 삶을 상상해 본 적도 있나요?


당연히 게이머죠! 그전까지 저는 뮤지션이 될 거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처음에는 우연한 기회에 음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음악이 너무 좋아서 제 열정의 근간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친구들과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지금도 트위치에서 스트리밍을 꽤 많이 하고 있어요. 


19. [RSK] 원래 게이머가 될 줄 알았다고 했고 지금도 게임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는데, d4vd는 게이머 자아와 뮤지션 자아가 나뉘어져 있나요? 


맞아요. 나뉘어있어요! 스트리머 버전의 저는 좀 정신없고 무방비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자아는 제 음악적 자아와는 전혀 달라요. 




20. [RSK] 마지막 질문이에요. 지금까진 틱톡에서 당신의 음악이 가장 많이 들려졌을 것 같은데, 앞으로 당신의 음악이 어떤 장소, 어떤 상황에서 들려지길 바라나요? 


저는 플랫폼과 관계없이 여러 일반적인 곳에서 제 음악이 들려지길 원해요. 물론 틱톡에서 제 음악이 가장 많이 퍼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제 콘서트와 라이브 쇼도 분명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년에 전 세계를 돌며 공연 했고, SZA 쇼를 통해 새로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었죠. 이런 저의 공연들이 새로운 관객들에게 음악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올해도 TV든 영화든 다른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관객을 확보하고 확장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d4vd의 다양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곧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12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ESTHER KIM 


Writer


조혜림(Heather Jo)



음악 콘텐츠 기획자, 하루키스트, Psychedelic rock. <중경삼림>의 영원한 팬. 읽고 듣고 보고 쓰는 것들을 좋아한다.
조혜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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