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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사장 Nov 23. 2021

내 삶에서 글쓰기가 사라진 이유

다시 한번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취미이자 습관인 글쓰기였지만 100일 동안 글을 쓰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이런 좋은 습관을 왜 놓쳐버린 것일까. 직장인으로서 누구나 독서를 하고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 싶다고 하지만 실상 퇴근 후 무언가 개인적인 활동에 힘을 쏟는다는 건 쉬운 일을 아니다. 나의 푸념 같은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퇴근 후 저녁 그리고 침대


최근 나의 하루 루틴은 무척이나 단순하다. 오후 8시쯤 회사에서 퇴근하여 집에 도착한 뒤에 하루에 보상 심리로 매우 늦은 저녁을 먹는다. 늙은 위장을 움직이느라 꿈뻑꿈뻑 급 졸려오면 그대로 침대로 가 무거운 눈꺼풀을 붙잡은 채 유튜브를 본다.


한참 글을 쓰던 시절에는 오후 9시가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썼다. 주제는 딱히 없었다. 하지만 그 시각이 되면 그날에 배운 점이나 느낀 점에 대해서 세 가지씩 정리하는 식으로 글을 쓰곤 했다. 물론 그렇게 쓴 글은 조회수가 잘 나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라도 쓰는 것이 남는 것이었다.


지금은 매일 쓰던 일기 조차 뜨문 뜨문 쓰고 있다. 왜 그러는지 이유는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퇴근 후에 일단 쉬고 놀고 다 한 다음에 내가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을 챙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일까지 하고 왔는데 또 일을 하는 기분을 가지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개인적인 활동을 등한시하게 되어버린 듯하다.


글쓰기는 취미 생활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이 되었다. 사이드잡을 위한 수단으로써 인식을 하기 시작했고 생산성을 위한 글쓰기만이 내 머릿속에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는 또 하나의 일이 되어버렸고 점점 퇴근 후 찾지 않게 되는 어린 시절 장난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퇴근 후 카페 그리고 아이패드


잘못된 습관을 되돌리는 방법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안 하던 짓을 하면 된다. 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과식을 하고 침대에 누웠다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그랬던가.


늘 퇴근 후에 바로 카페에 가자고 다짐을 한다. 요즘은 위드 코로나 시대이기 때문에 카페도 밤늦게까지 하곤 한다. 퇴근 후 카페에서 끄적끄적 적어보고자 아이패드도 사고 무선 키보드도 샀다. 하지만 생각보다 잘 들고 다니지 않는다. 딱 한번 성공 경험을 만들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다.


방법은 알고 있는데 하지 않는 내 모습이 나를 슬프게 만들 때가 있다. 직장인으로서 우울감을 느낄 때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도 있지만 나태함에 움직이지 않는 내 스스로를 보면서 더 큰 우울감에 빠지는 듯하다. 실제로 나의 최근 우울감은 모두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비롯되었다.


움직이자. 나의 할 일이 다 끝나지 않는다면 집으로 들어가지 말자. 나이가 먹을수록 인생이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더 힘들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게임과 똑같다. 오히려 저랩에서 슬라임 잡을 때가 편했지 레벨이 높아지면 써야 될 스킬도 많고 공략도 복잡해지는 법이다. 그렇지만 다시 돌아갈 수는 없기에 할 수 있는 것부터 깨 보자.





내 삶에서 글쓰기가 사라졌다. 그리고 사라진 빈자리는 허무함으로 채워졌고 곧 우울감도 함께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시 내 삶에도 겨울이 찾아올 것 같은 느낌에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써보았다. 갈수록 날은 추워지지만 마음속 작은 불을 바라보면서 불멍이라도 하려면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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