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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사장 Jun 27. 2021

자기 계발모임에 빠진 직장인들

스펙 쌓기 시즌 2

최근 '미라클 모닝'부터 시작하여 '갓생'이라는 키워드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위에 두 키워드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미라클 모닝'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삶의 생산성을 극대화 하자는 것이고 '갓생'은 계획적이고 생산적인 인생을 살고자 하는 신조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직장인 또한 예외는 아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 또한 함께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SNS 서비스들이 발달하면서 자기 계발 커뮤니티까지 생기면 함께 자기 계발을 하려고 하는 모임들도 증가하고 있다. 


독서 모임부터 미라클 모닝 모임, 파이어족 모임 등등 별의별 자기 계발 모임들이 생기고 있는 와중에 왜 이렇게 직장인들이 자기 계발 모임에 열광하는지를 생각해보고자 하였다. 과연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는 마음뿐일까? 조금은 솔직한 자기 계발 동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뒤쳐지고 싶지 않은 두려움


직장인이 된 MZ세대는 늘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 늘 시험 성적으로 비교받고 순서가 정해지는 것이 익숙했기에 조금이라도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스펙을 쌓기 위해서 무언가를 해왔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딱히 스펙을 쌓을만한 것이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입사를 위한 스펙 경쟁이었기 때문에 입사 이후에는 굳이 어떤 스펙을 쌓아야 될지 알 수 없게 되었고 그것을 오히려 불안해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미라클 모닝'과 같이 성공한 사람들의 루틴 챌린지가 유행을 타기 시작했고 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어릴 적 뼈 속까지 심어진 DNA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자기 계발 모임에 나가면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정말 뜻이 있어서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도 있지만 일단 모임에 참석하면 자신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에 오신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학창 시절과 똑같이 뒤처지지 않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들은 그저 마음의 위안만 얻을 뿐 큰 성과를 가져가기는 어렵다.


만약 뒤쳐지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으로 자기 계발을 시작하고, 자기 계발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면 과연 내가 지금 불안감을 없애고 싶어서 움직이는 건지 나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뭐라도 하고 있다는 위로


'회사 - 집 - 회사 - 집' 많은 직장인들의 평일 루틴일 것이다. 주말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코로나 시대에 어디 가기도 힘들고 유튜브와 넷플릭스와 함께 동거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와 거리 두는 것을 좋지만 이렇게 집에만 있게 된다면 내 삶에는 회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깊은 우울감에 빠지고는 한다. 그러한 우울감에 빠져있을 때 자기 계발 유튜브와 모임들은 달콤한 유혹이 되어 다가오게 된다.


마치 자기 계발 와 관심을 가지고 그에 관련된 모임을 참석하는 것은 자기 계발 서적을 읽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고 온다. 자신이 무언가 인생을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 위로를 건네주면서 앞으로의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계발 서적이 그러하듯 자기 계발 유튜브와 모임들 또한 자신이 실천하지 않고 깊은 뜻이 없다면 오히려 그 기대감에서 오는 실망감으로 인하여 자기 자신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는 한다. 방법을 알아도 실천하지 못한다는 패배감이 자신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뭐라도 하고 있다는 위로를 받고 싶다면 자기 계발 모임보다 먼저 집안일을 먼저 할 것을 추천한다. 설거지하고 빨래라도 하고 나면 오늘 뭐라도 했다는 생각이 크게 들 것이기 때문이다.


|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


일부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이 목적이 아닐 수도 있다. 자기 계발 모임에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자기 계발 커뮤니티에 들어가고는 한다. 굳이 이성과의 만남이 아닌 경우도 있다.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 또한 그러하다는 자아 도취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잘난 친구가 있으면 나 또한 어깨가 펴지는 그러한 효과를 얻는 것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주변에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자극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경우 자기 계발 모임이 친목 모임에 그치게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토익 스터디를 하고자 모였지만 어느덧 치킨집에 가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모임에 나가서 좋은 사람들은 만나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자신이 모임에 참여한 동기를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자기 계발 모임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나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 것을 인스타그램에 계속 자랑하고 싶어 진다면 나 자신의 업그레이드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자아 도취감을 위한 경우일 수 있다. 




자기가 중심이 되지 않는 자기 계발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최근들은 다양한 자기 계발 모임에 참여하고자 하려는 스스로를 보면서 모임 개수만 채우고 내실이 없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 모임에 참석한다고 해서 내가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 계발서를 읽는다고 나 자신이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은 나 스스로의 시간이 나를 변화시킨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회의가 많다고 해서 내 업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결국 내 책상 앞에서 내가 할 업무를 해낼 때 업무가 줄어드는 것이다. 모임을 늘리기보다는 나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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