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계좌는 하한가라도 마음만은 상한가이길
불같던 코인 강세장이 마무리가 되고 이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자산 가격들은 뉴스만 봐도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직장인 월급으로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해봤자 집도 사지 못하는데 일해서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을 최근에 많이 듣게 되었다. 나는 열심히 일만 했는데 벼락 거지가 되어버린 요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만들어 낸 우울감에 함께 빠지고 싶지는 않았다. 추운 겨울날 성냥 하나에 불을 피우며 희망을 보던 한 소녀와 같이 나 또한 소소한 행복을 찾는 방법을 고민해보았다. 이 글이 나와 같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울감에 빠지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으면 또 아무것도 안 했다는 사실에 더 우울해지곤 한다. 주말에 피곤하다고 집에서 쉬기만 하면 아무런 보람이 없어 우울한 것과 같다.
그렇기에 일단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액션을 취해야 한다. 나는 보통 그 액션으로 설거지를 주로 하는 편이다.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고 바로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게을러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흠흠)
설거지는 어차피 해야 되는 것이고 이거라도 해야지라고 하면서 설거지를 하다 보면 어느덧 집안 청소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이라도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된다. 결국 침대에서 나오는 것부터가 모든 행복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직업이 기획자라서 그런지 여행을 가던 친구를 만나던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나 스스로 하게 되는 경우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책임감이 많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내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책임감은 없지만 실망감은 그대로 느끼게 된다. 왜 나의 계획을 지키지 못했을까 하면서 이불속에서 한탄한다. 이런 우울한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애초에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면 된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하지도 않는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계획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계획을 다 지킬 것이라고 기대를 하기 때문에 지키지 못했을 때 실망감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타이트한 계획을 짤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습관, 동선 그리고 환경 속에서 내가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우울감은 타인과의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요즘 같이 코로나 방구석 시대에서는 타인과의 연결은 스마트폰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심심해서 스마트폰을 잡지만 그가 주는 건 웃음보다는 스트레스인 경우가 더 많다.
나 또한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잡고 있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버린 지 오래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환경을 바꾸고자. 스마트폰 충전기를 부엌에 두고 집에 들어왔을 때 바로 부엌에 가져다 놓을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했다.
물론 이렇게 해도 부엌에 가서 스마트폰을 하거나 배터리가 다 없어질 때까지 침대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스마트폰과 멀리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나라는 든든한 친구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하면 더 호율적으로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효율은커녕 생산성이 0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단 움직이여한다. 가만히 유튜브만 보고 있으면 패배감과 우울감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