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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하 Oct 04. 2024

같은 음악, 영화, 책, 시대를 공유한다는 것

말이 통한다는 것에 대한 고찰

1. 음악 취향이 다르면 왜 결이 다를까에 대해


힙합에 대해 말하려고 하면 왜 이렇게 화가 나있냐고 하며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록음악은 그에게 소음일 뿐이다.


힙합과 록에는 특정한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들은 같은 음악을 공유하며 서로의 아픔, 역사를 공유한다.

특정 음악을 배척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평가당할까 봐 두렵다.


2.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다르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영화를 매개로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지므로.

함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감상을 이야기하지 못하므로.


3. 하는 운동이 다른 사람


러닝을 즐기는 사람과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다르다.

정적인 운동을 좋아하는지,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지,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을 좋아하는지, 맨몸 운동을 좋아하는지, 그 운동을 즐길 때 사용하는 장비도 내 취향인지, 이런 것들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4. 책을 공유한다는 것


소설을 많이 읽는 내가,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과 말을 한다면 내 세계의 80% 정도를 공유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할 말이 없어진다.


5. 시대를 공유하는 것


같은 시대를 공유하는 것은 일명 시대감성이라고 하는 것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물론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고 해서 다 말이 통하고

나이 차가 많이 난다고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6. 옷 입는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것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지 수수한 것을 좋아하는지, 보수적인지 개방적인지

아니면 딱히 가리지 않고 여러 가지를 입는지.

이것 또한 한 사람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7. 높임말을 고집하는 사람


처음 사람을 봤을 때 높임말을 고집하는 사람, 즉 예의를 중시하는 사람과

No problem 영어처럼 그게 뭣이 중한디? vibe로 은근슬쩍 말을 놓는 사람이 있다.

나는 솔직히 말 놓고 이야기하는 게 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드는 것 같아서 좋긴 하다.


어쨌든 뭔가 공통된 취향, 취미가 있어야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지, 그런 게 아니면 대화가 도저히 이어지지 않는다. 같은 학교, 같은 과, 같은 동아리 이런 집단이 없는 상태에서 나는 상대와 도대체 무엇을 공유할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서 직장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나는 막말로 직장, 계급 다 내려놓고 말했을 때 말이 통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저번에 사촌 오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희(사촌 동생과 나를 의미) 사촌지간 아니었으면 서로 말했을 것 같니"


다양한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과 친한 친구가 될 순 없다. 그건 불가능하며,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인생을 지루하고 괴롭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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