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연락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아."라고 남자친구가 말했다. "그러게.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되네. 나는 상대방한테 어느 정도 맞춰주는 것 같아. 연락 중요한 사람 같으면 자주 하려고 하고, 아니면 그냥 적당히 하고. 그런데 후자는 결국 오래가진 않게 되더라. 왜인지는 몰라. 딱히 생각 안 해봤어. "
스무 살 때였다. 저녁 7시에 카톡을 보냈는데 그 당시 좋아하고 있는 남자는 내가 잠에 들기 전, 자정 무렵까지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 사람은 늦게까지 깨있어서 새벽 3시에 자니까 지금 자고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답장이 와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잠에 들었다. 그날 잠을 뒤척였다. 새벽 4시, 해가 아직 다 뜨지 않아 캄캄한 방 안에서 핸드폰 화면을 켠 탓에, 아주 살짝 눈을 떠 미간을 찌푸린 상태로 본 화면에는, 카톡이 와있지 않았다. 혹시 와이파이나 데이터를 켜지 않은 것은 아닌가 다시 확인했다. 그러나 연결 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는 이틀 뒤 오후 4시쯤인가 답장이 왔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이미 마음을 놓았을 거야.
또한 언젠가는 당일 약속 파투. 3시에 함께 보기로 했던 사람은 11시에 오늘 살짝 다쳐서 못 볼 것 같다는 카톡을 끝으로 내가 그의 카톡을 봤는지, 보지 않은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1도 사라지지 않은 카톡을 두고는 전화 한 통하지 않고 그대로 2시 30분까지 연락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제는 모든 상황에 딱히 당황하지 않게 된 것이지. 카톡이 오지 않아도 그 사이 내 할 일을 하며 느긋하게 기다리게 되었고, 그 카톡이 오지 않는 상태가 일주일이 되어도, 영원히 오지 않더라도 생활을 유지하는데 딱히 지장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Frank ocean-Nights
당일 약속 파투가 되어도 그것으로 하루가 망쳐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냥 이왕 차려입은 거 바에 가서 한 명 꾀어서 같이 술 마시며 놀면 되는 것이다. "네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속으로는 누군가의 사랑과 애정을 갈구하더라도, 겉으로 볼 때는 '혼자서도 잘 사는 쿨한 여자, 쿨한 남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말했잖아, 누구와 데이트하는 거, 술 마시는 거, 자는 거 다 할 수 있다고 요즘 시대에는. 정말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랑 밥 먹고 술 마시고 자는 걸 못 할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