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은 청소를 꼼꼼하게 하다 보니 늦었을 뿐인데 화를 냈다. 나는 주말 내내 시무룩했다. 다음 주에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은 나를 부르더니 오늘 학교 마치고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하셨다.
“다혜야, 저번 주에 너에게 너무 화를 낸 것 같아서 불렀어. 일단 선생님은 퇴근을 하면 모든 화가 사라져. 컴퓨터 전원을 끄면 모든 것이 사라지듯. 선생님은 너에 대해 아무런 악의도 없어. 저번 주에 네가 청소를 늦게 하는 게 화가 났던 게 아니야. 단지 네가 청소를 늦게 하면 내가 집에 늦게 가게 되는 게 싫을 뿐이야. 난 저번주 금요일 3시에 조퇴를 냈단 말이야. 그런데 네가 2시 59분까지 청소를 하고 있으면 점점 불안해져. 그리고 너를 닦달하게 되지. 그러니까, 네가 청소를 늦게 하는 것에 대한 화가 아니었다는 거지. 이해가 되지?
네가 2주 전처럼 교실에서 친구 물건을 훔치든 뭘 하든 괜찮아. 그런데 거기서 물건을 훔치면 선생님이 뒤처리를 해야 한단 말이야. 네가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나는 답답해져. 쉴 시간이 줄어들고, 부모님이랑 통화를 해야 해. 일이 늘어나는 거지. 난 네가 물건을 훔친 게 싫은 게 아니야. 일이 많아지는 게 싫은 거야. 내 입장을 잘 알겠니?
네가 욕을 하든, 무단횡단을 하든, 솔직히 상관없어. 그런데 네가 그걸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한테 들키거나 내 앞에서 하면 안 돼. 왜냐하면 나는 너에게 잔소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야. 그러니 제발 내 앞에서는 욕을 하지 말고 무단횡단을 하지 말고 쓰레기를 버리지도 마. 그렇게 해줄 수 있겠니?
공부하기가 싫어도 괜찮아. 그런데 네가 수업시간에 떠들면 나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화가 난 단 말이야. 게다가 난 요즘 남자친구랑 사이가 안 좋단 말이야. 저번주에는 놀이공원 데이트를 앞두고 있어서 아무리 떠들어도 기분이 좋았지. 그런데 이번 주는 아니야. 사소한 소음에도 화가 난단 말이야.”
나는 그날의 대화로 우리 반 담임선생님의 성향을 완벽히 파악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동아리 시간에 보드게임을 하라고 했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싫었던 나는 선생님께 가서 “보드게임 안 하고 책 읽어도 되나요?”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그러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그 1년 동안은 평온하고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다음 해가 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중학생이 되었고, 봄이 오기도 전에, 나는 교무실로 불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