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날들

언제나 고마운 당신에게

by 황웨이

화창한 날이다.

바람은 시원하고, 햇빛은 따스하다.


어머니는 내 옆에서 천천히 걸으며, 경치 구경을 하신다.

아직은 조심스럽다.

옆에서 지켜보는 내 마음도 여전히 불안하지만

어머니는 꿋꿋하게, 한 걸음 한 걸음씩 내디디신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몇 해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날 새벽
날짜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7월의 시작이었던 그날 새벽,

어머니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지주막하 출혈.

머리를 열어야 하는 큰 수술이었다.


수술을 마친 뒤, 움푹 파인 어머니의 머리를 본 아버지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나와 누나를 앞에 두고

처음으로 대성통곡을 하셨다.



의식을 잃고 한동안 혼수상태에 빠지셨던 어머니.

깨어나신 뒤에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시는 어머니.

한참 뒤,

기억과 정신을 되찾으시고 펑펑 우시던 어머니.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그저 살아만 계셔달라고,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간절히 빌었던 나는,

지금 어머니와 함께 여유롭게 길을 걷고 있다.



어머니는 이제 매일 아침 동네 산책을 나가신다.

집 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하셨던 걸까.

아니면 재활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신 걸까.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운동을 하신다.




하늘이 도왔지. 정말.

감사합니다 하늘님.


그리고,

조금만 더 도와주세요 하늘님.

저희 부모님도 이제 좀 행복하게 사실 수 있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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