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가족을 만나러 왔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 살던 동생 가족은 코로나 팬데믹 직전 오클랜드로 이사 왔다.
잘 된 일이었지만 덕분에 가족들은 지난 3년 간 생이별을 해야 했다.
방역에 철저한 뉴질랜드가 팬데믹 내내 국경을 닫았기 때문이다.
국경이 풀린 지난여름, 에어 뉴질랜드의 서울 왕복 노선이 열리자마자 동생은 우리에게 전화했다.
“엄마 아빠 것 샀으니까 누나 가족도 빨리 사.”
그리하여 반년만에, 아니 사실 3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족이 상봉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크는 걸 보지 못한 조카들을 꼭 끌어안고, 올케와도 찐한 포옹을 하고, 그 사이 태어난 내 쌍둥이들을 인사시켰다.
오클랜드에 와서 아직 많은 걸 하진 못했다.
동생도, 나도, 연말까진 일을 해야 한다.
나는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일이 끝난 어느 저녁 무렵, 밀퍼드 비치에 산책을 간 게 뉴질랜드 도착하고 처음 한 외출이었다.
동생이 가장 좋아하는 일몰이라고 소개했다.
유모차를 끌고 다 함께 걷는 저녁 바람이 선선했다.
오클랜드의 보랏빛 하늘이 어스름해질 때까지 우린 걷고 또 걸었다.
남은 한 달,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