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금요일 Oct 05. 2021

새 카메라를 샀습니다,
애플 아이폰 13 프로

2021 새 아이폰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

여전히 유효한 질문

'스마트폰으로 포토그래퍼가 될 수 있을까요?'


 짧게는 일 년, 길게는 이삼 년마다 구매하는 스마트폰. 하지만 올해는 그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그동안은 부족한 성능이나 새로운 기능이 그 이유였다면 이번엔 휴대폰이 아닌 새 카메라를 구매하는 마음으로 새 아이폰을 구매했거든요. 탄생 직후부터 눈부신 속도로 발전해 온 아이폰이지만 카메라 성능만큼은 일정한 보폭으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2021년 출시된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의 커다란 카메라는 그 자체로 관심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좋은 의미, 나쁜 의미 양쪽 모두에서.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예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축소됐고 몇몇 회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언제부턴가 관광지에서도 디지털카메라 든 사람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이 거대한 카메라는 많은 이들의 실망과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아마도 스마트폰의 탄생과 동시에 시작됐을 질문 ‘스마트폰으로 포토그래퍼가 될 수 있을까요?’. 얼마 전까진 이것이 희망 섞인 물음이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책임이 됐습니다. 역사상 가장 큰 카메라 업데이트가 이뤄진 아이폰의 변화 역시 이에 화답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도 같은 시선으로 새 아이폰을 사용해 볼 계획입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카메라, 빛나는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로.


간단히 언박싱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한 새 아이폰을 국내 정식 발매보다 며칠 일찍 받았습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은 아이폰 13 프로 골드 모델입니다. -가장 인기 없는 컬러라죠- 검은색 상자에 실제 모델이 인쇄된 전형적인 애플 스타일의 패키지로 옆면의 폰트와 로고까지 제품 컬러에 맞췄습니다. 뚜껑을 열면 어떤 모습일지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죠?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의 얼굴은 뒷면에 있다죠

 아이폰 13 프로 모델의 키 포인트인 커다란 카메라가 곧장 보입니다. 제가 사용 중인 아이폰 11 프로 역시 발표 당시 카메라가 커서 징그럽다는 평을 받았는데, 이번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의 카메라 그들도 위화감을 느낄 만큼 그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골드 모델의 뒷면 색은 은은한 샴페인 골드에 가까우며 12 프로 시리즈보다 조금 더 옅어졌다는 평이 있습니다. 다만 옆면의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은 골드바에 가까울 정도로 반짝여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네 가지 색 중에서 순위가 꼴찌인 게 일견 수긍이 갑니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블랙/골드 조합이 부쩍 좋아진 제 마음엔 듭니다. 카메라를 제외한 아이폰 13 프로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아이폰 12 프로와 같습니다.


카메라의 변화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의 얼굴은 뒤에 있습니다. 크기나 돌출 정도를 보면 균형이나 휴대성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이번엔 확실히 카메라에 힘을 주겠다는 포부가 느껴집니다. 그간 아이폰 프로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이 대체로 좋은 평을 받으면서도 경쟁 안드로이드폰과의 비교 열세, 프로급 사용자들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얘기를 의식한 것인지 아예 크기를 키우고 성능을 대폭 향상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비대해진 카메라를 보며 새 아이폰 구매 의사가 생겼습니다. 구형 아이폰도 사용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카메라의 변화가 매력적이었어요.

이번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를 구매한 분들 대부분 상자를 열자마자 커다란 카메라에 놀랄 것입니다. 가로 기준 절반을 넘을 정도로 증가한 면적, 쥐었을 때 손에 걸리는 삼단 돌출 등. 이전 모델보다 묵직해진 체중도 다 저 녀석 탓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카메라 사양

출처 : apple.com

 카메라의 수는 이전과 동일한 초광각/광각/망원 셋입니다. 다만 카메라의 크기와 면적이 증가한 만큼 각각의 성능이 좋아졌습니다. 메인 카메라인 광각 카메라는 이미지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커졌고 조리개 값도 F1.5로 아이폰 12 프로(F1.6) 보다 밝아졌습니다. 망원 카메라는 초점거리가 77mm로 변경돼 전보다 클로즈업 촬영에 유리해졌습니다만 조리개 값이 F2.0에서 F2.8로 다소 어두워졌습니다. 13mm 초광각 카메라는 F2.4에서 F1.8로 밝아진 조리개 값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출처 : apple.com

 더 큰 이미지 센서, 밝은 조리개 값의 렌즈를 탑재한 초광각/광각 카메라는 어두운 환경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안겨 준다고 합니다. 실제 제품 발표에서 저조도 촬영 성능에 대한 설명이 큰 비중을 차지했을 정도로 아이폰 13 프로의 가장 중요한 업데이트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소프트웨어 보정보다는 이미지 센서와 렌즈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성능 향상을 그간 바라고 있었습니다.

 망원 카메라는 초점거리가 35mm 환산 약 77mm로 바뀌었습니다. 이전 아이폰 망원 카메라의 65mm보다 클로즈업에 유리하게 됐죠. 다만 조리개 값이 F2.2에서 F2.8로 어두워져 실내/야간 저조도 촬영에서는 오히려 불리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이폰 11 프로 모델과의 비교. 아이폰 11 프로 역시 발표 당시 카메라 면적과 배치에 대한 악평이 많았는데 그들에겐 들리지 않았는지 화끈하게 더 커졌습니다. 전열기구에 비유되며 놀림받았던 모양과 돌출도  보다 커졌는데, 과거 아이폰 카메라가 손으로 쓰다듬어야 그 돌출도가 느껴졌다면 이번엔 눈으로도 쉽게 보일만큼 '툭'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 변화가 많은 사람들의 혹평을 받고 있지만 저는 카메라를 들여다볼수록 기대가 커집니다. 이만큼 크기를 키웠으면 전보다 월등히 좋아야만 할 테니까요.

 새 아이폰을 시작하는 순간은 언제나 설렙니다. 이번 아이폰 13 프로를 쥔 마음이 유독 떨리는 것은 이 카메라로 남기게 될 순간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입니다. 앞으로 세 번째 눈으로 많은 장면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이번에야말로 그 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이폰으로도 포토그래퍼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 아이폰 13 프로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 >

매거진의 이전글 0005. 폰으로그래퍼를 위해, 갤럭시 S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