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시작 - "어디 여행, 사진 싫어하는 사람 있던가요?"
이야기의 시작
"어디 여행, 사진 싫어하는 사람 있던가요?"
여행 좋아하시죠? 그럼 자연스레 사진에도 관심이 많으실 테고요. 저도 물론 그렇습니다, 기회가 되면 최대한 이곳 저곳 다녀오려고 합니다. 물론 생각처럼 되진 않지만요.
누구나 꿈꾸는 여행, 모두가 사랑하는 사진. 그래서 이것에 관한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흔하고, 그래서 재미가 없습니다. 발에 차이는 것이 블로거들의 여행기이고, 누구나 전문가용 카메라로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니까요.
새로운 공간을 열면서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잘 아는 주제였으면 했는데, 아쉽게도 결국 제 '장기'를 찾는 데는 실패했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것에 대해 적어 보기로 했습니다.
걷는 것 하나 만큼은 자신 있는 제가 그동안 발품 팔아 얻은,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걷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에 대해서요.
발로 하는 여행, 발로 찍는 사진.
걷다 보면 참 많은 장면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지극히 평범하지만, 종종 놀라운 순간들이기도 하죠. 제가 보여드리는 것들은 그 곳에서 주운 장면들이고, 하는 이야기는 그 다음 보석을 마주할 때까지의 생각입니다. 평범한 곳에서라야 더욱 빛이 나는 이 '공교로운' 이야기들을 만나기 위해 익숙한 길을 다시 걷고, 여행에서도 한없이 평범한 것들을 파헤치는 저에 대한 것들을 포함해서요.
사진과 여행에 대한 현재의 제 생각들은 언젠가 제 머리를 때린 이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아쉽게도 사진 속의 장면은 이미 세상에 없습니다. 사진 속 꽃 같은 그녀도 이미 늙거나 죽었겠죠.
대부분의 여행 이야기 역시 그것이 끝난 후에야 시작됩니다. 그리고 돌아올 일상이 전제되기 전에는 우리는 그것을 여행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진은 거짓말이고, 여행은 인생이 될 수 없습니다.
사진과 여행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에 대한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실은 그것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큰 깨달음을 얻어 여행가나 포토그래퍼가 되지는 않았지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걷는 것 만큼은 여전히 아주 좋아하고 사진 역시 간간이 찍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이요?
어디 여행 싫어하는 사람 있던가요?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며 앞으로 저는 지금보다 더 많이 걸어보려 합니다. 그 걸음에서 마주하는 장면과 생각들은 이 곳을 통해 나눌 생각이에요.
사람의 발걸음은 가장 느린 이동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제 이야기도 천천히 진행될 테고요.
이제부터 제가 하게 될 수 많은 '거짓말'들을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