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
한국에서는 만 3세 이하 아이들이 다니는 기관을 보통 어린이집이라고 하나요?
프랑스는 크레쉬라고 한답니다.
크레쉬에는 생후 3개월부터 만 3살 정도까지의 아이들이 다니지요.
크레쉬의 점심시간 풍경을 담은 비디오 두 개를 소개합니다.
불어로 소개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도록 되도록 짧은 비디오를 선정해 봤습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만 해 보는 것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요.
보시면서 관심 있게 관찰해 보시면 좋은 것은,
- 프랑스의 크레쉬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최대한 지켜봐 줍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한다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자꾸 손이 올라가서 아이를 도와주게 되는 경험들 해보셨을 것 같네요. 비디오 속 선생님들이 팔짱을 끼고 느긋하게 아이를 바라봐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지 않나요? 잘하든 못하든 아이들이 스스로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 작은 것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서툰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데 조바심이 생기지 않겠죠?
-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한두 번 들어주고 나서 다시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비디오에서, 숟가락질이 어려워서 선생님께 떠먹여 달라고 요청하는 남자아이를 보셨나요? 선생님이 두어 번 떠먹여 주고, 네가 스스로 한번 해보라며 아이를 격려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죽을 떠먹다가 흘리고 마네요. 선생님은 괜찮다고 말하고 스스로 떠먹는 아이를 격려 하지요. 아직 어린아이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아이들 보고 다 혼자 하라고 하지는 않아요.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들어주고, 스스로 하는 아이들의 서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지요.
- 식사 시간이 놀이 시간만큼이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육 시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디오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물컵에 물을 따르는 일은 대단한 도전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무거운 물통을 들어서 컵의 작은 입구에 물을 담는 것이 어린아이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컵이 엎어질 수도 있고, 물을 컵 밖에 따를 수도 있지요. 이 대단한 일을 성공할 때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끼겠지요. 프랑스 아이들의 식사 시간은, 무엇을 배불리 먹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호기심과 스스로 하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주는 생활의 연속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최대한 스스로 음식을 떠먹게 하고, 식사가 끝나면 아이들이 남은 음식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꽤 관대하게 놓아둡니다. 액체와 고체의 만남을 실험해 보는 아이들이 보이시나요? 그러나 치우는 것도 아이들의 몫입니다.
- 식사 시간은 배불리 먹는 시간이라는 의식보다, 함께 모여 소통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즐거운 시간'이라는 인식이 큽니다. 아이들이 타인과 함께 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식사를 하면서 누군가와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지요. 무슨 말인지는 못 알아 들어도, 비디오 속 아이들이 서로 대화를 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이지 않나요? 아이들이 식사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소통법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으로 보이네요.
- 두 번째 비디오 마지막에 한 아이가 샐러드를 한입 먹다가 뱉는 장면이 보이시죠? 먹기 싫은 음식을 한입 맛을 보게 하는 것은 프랑스 가정, 또는 교육 기관의 급식실의 규칙 중 하나랍니다. 한 입만 맛을 보고 나면, 계속 먹을지 먹지 않을지는 아이들이 결정합니다. 아이들도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이 있을 수 있지요. 프랑스의 어른들은 그것을 인정해 주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맛'을 배워나가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먹기 싫어도 적어도 한번 맛을 보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씩 맛을 보다 보면, 처음에는 먹기 싫었던 것이 맛있게 느껴지는 날이 오기도 하지요. 왜냐하면 그 '맛'을 배웠거든요. 건강을 위해 억지로 먹이기보다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맛'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