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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un Leymet May 02. 2023

청소년 아이들아, 꿈은 부모님과 꾸는 것이 아니란다.

조언은 전문가에게.

나도 부모이지만, 부모라는 존재는 대게 자식의 안전과 건강을 무엇보다 가장 중요시한다. 자식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게 부모이다. 끼니 거르지 않고 잘 챙겨 먹는지, 잠자리는 따뜻한지, 어디 아프진 않은지 누구보다 노심초사하며 마음 졸이시는 분들이 부모이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와 함께 다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을 때가 많다. 


부모님이 하시는 걱정들은 주로 매우 단순하다. 먹고, 자고, 입는 문제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신다. 사실, 그런 걱정은 초등학생 때까지만 하면 된다. 부모님께서 내가 잘 먹고, 잘 자고, 춥거나 덥지 않게 잘 입고 다니는지 염려해 주실 때, 청소년들이여, 그 따듯한 마음에 공감을 하지 못하겠거나, 상응하는 보답을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자책할 필요는 없다. 고마운 마음을 한 번씩 상기하는 것은 자식으로서 예의를 갖추는 일이니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님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느라고 하는 걱정이니 자식으로서 크게 마음 쓸 필요는 없다. 해도, 안 해도 되는 걱정이란 걸 알지만, 그런 걱정들을 함으로써 부모는 안심한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진로를 결정하는 일이 청소년들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 될 테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부모님과 진로를 상의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리석은 짓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란 어떤 사람들인가? 부모님은 자식이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전하기를 바란다. 자식이 쫓는 막연한 꿈보다, 명예와 돈을 얻는 것을 바란다. 그래야 행복이 보장된다고 믿으니까. 부모는 자식의 선택이 남들의 선택과 비슷하기를 바란다. 남들 가는 대학 가고, 남들 하는 결혼 하고, 남들처럼 아이 낳고 그렇게 사는 것을 바란다. 자식이 남들 다 하는 것을 하지 못할 때, 의외로 부모는 자식의 편에 서주지 못한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진심으로 응원해 줄 만큼 용기가 있거나, 자식의 시대가 부모에게 요구하는 바를 읽고 받아들일 만큼 깨어있는 분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점은 자식에게 있어서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부모도 결국엔 어리석은 한 인간일 뿐이니 어쩌겠는가.


대개의 부모들은 자식에게 그야말로 인생을 '안전빵'으로 살 수 있는 조언을 하고 싶어 하신다. 그렇지만 내가 꾸고 싶은 꿈을 꾸기 위해서는 스스로 훨훨 날아 올라가야 한다. 부모님은 자식이 안전하기 위해서 우리에 가두려고만 할 뿐, 매에게 잡아 먹히고, 땅으로 곤두박질 떨어질지도 모르는 저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부모님은 자식이 안전하면서, 꿈을 실현도 하면서, 돈도 잘 벌면서, 남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모습을 하길 바란다. 모순이 너무나 많은 바람이다. 부모님은 자식의 안녕을 위해서 자식에게 모순을 쇠뇌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누워있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몇 번 날름날름 받아먹다간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 될 수가 있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삶을 맡기는 일은 오로지 과오일 뿐이다. 그게 목숨도 내어 주는 부모일지라도.


우리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그들의 전문 지식을 공짜로 나눠주는 시대를 살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클릭만 해도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의 강의가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전문 지식은 그들에게 물으면 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밤낮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일인 사람들도 서로 다른 다양한 관측을 하는 이 와중에,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부모님께 가서 내가 나중에 무슨 직업을 가질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대학, 어느 과에 들어가야 할 지에 대해서 의논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현실성 있는 일인가 의문스럽다.


곧 다가올 2030년의 일자리 중 85%의 일자리가 현재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일자리가 생겨나고 어떤 직업군이 사라질지, 그리고 미래의 내 직업을 위해서 지금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부모들이 과연 얼마큼 설명할 수 있으며 확신할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미래를 정해주는 부모보다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을 길러주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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