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를 받을 때 몇 가지 멘트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신박했던 멘트는 "너의 유전자와 나의 유전자를 합치면 슈퍼 천재가 나올 거야. 어때?"였다. 물론 나는 그 시점에 그 상대를 사랑하고 있지도 않았고 결혼에 대한 생각도 없었으므로 거절했다. 그때 내 거절 멘트는 "너의 플러스와 나의 플러스가 만난다면 그렇겠지만, 너의 마이너스와 나의 마이너스가 만난다면 이 세상을 파괴할지도."였다.
그리고 가장 쓰레기 같았던 멘트는 "너는 나와 내 주변 사람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사람이야."였다. 너와 나 우리에 대한 이야기도 아닌 나는 없고 본인과 본인의 주변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있는 프로포즈만큼 쓰레기 같은 게 있을까. 그 프로포즈에 대한 대답? "아, 그래? 미안. 어쩌지? 넌 안 그런데."였다.
프로포즈에 대한 로망 같은 것은 없기 때문에, 프로포즈를 어떻게 하고 어떤 말을 하고 이런 것은 크게 상관없지만 그래도 적어도 그 프로포즈 멘트 안에는 "나, 너, 우리, 현재, 미래"의 이야기는 들어갔으면 좋겠다. 함께 공존되지 않는 현재나 미래에 어떤 것을 기대해야 하는 거야? 너무나도 사랑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무슨 말을 들어도 ok, yes! 라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