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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Nov 11. 2017

평범한 사람이 가장 극적이다

[책 이야기] 내 인생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한 순간

 처음 블로그를 운영할 때 가슴에 품은 작은 바람이 있다. 그것은 어릴 때부터 줄곧 불합리한 사회를 보아오면서 가슴에 품었던, '언젠가 이 세상을 바꾸고 말겠다.'라는 바람이다. 누군가는 코웃음 치면서 '왜? 네가 대통령이라도 되려고?'라고 비아냥거릴지도 모른다. 우습게도 나는 실제로 어릴 때 '내가 대통령이 되어 이 썩어빠진 사회 구조를 바꾸고 말겠다'는 생각도 진지하게 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내가 마주하는 세상은 너무나 불합리하고, 약자가 끊임없이 괴로워해야 하는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품은 이 사상을 '공산주의적' 생각이라며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저 약자가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바랄 뿐이다. 같은 노력을 해서 같은 결과를 얻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한 번의 실패가 인생의 끝이다.'라고 말하는 사회의 가치를 바꾸고 싶었다. 너무나 간절하게.


 처음에는 사회의 가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꼭 정치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면 충분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나는 책을 통해서,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크게 내 인생의 궤도를 바꾸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나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상에 알려진 많은 사람도 그랬으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나의 인생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을 만나 자신의 멘토로 삼아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단 한 번의 시도로 크게 바꿀 수 없다. 세상은 느리더라도 그저 천천히, 조금씩 바뀌어나가는 법이다. 나는 그 방법의 첫 번째 단추가 바로 책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나는 KBS에서 방영 중인 강연100℃에 출연한 멘토들의 이야기를 모은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내 인생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한 순간>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KBS 강연100℃ 제작팀이 강연100℃에 출연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멘토들의 이야기는 무척 특별한 사람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다.


 책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우리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거나 일부는 우리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가슴에 있는 작은 꿈을 좇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저마다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으며, 내적으로 오늘 웃으면서 보낼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내 인생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한 순간>의 이야기는 그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이다. 의대를 포기하고 요리를 한 한 대학생, 야식 배달부를 하고 있는 한 성악가, 8평짜리 구두 집을 하고 있는 한 장인, 양팔이 없어도 행복한 삶을 사는 한 고추 도매업자,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한 빵집 사장… 등 정말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가 적혀 있다. 물질적 가치가 가장 우선시되어 황금만능주의가 도래한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자신의 꿈을 이뤄가며 행복하게 삶을 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모두 꿈꾸는 이상적인 삶이 아닐까?


 하나하나 다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의 이 이야기만큼은 꼭 모두와 나누고 싶다'고 생각한 이야기 중 일부분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일을 끝낸 후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정작 나흘 동안 몸살이 나도록 갓김치를 함께 담근 가족들한테는 수고비도 챙겨줄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는데 편지 한 통이 왔다. 삐뚤삐뚤한 어린이의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저씨. 김치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저씨 덕분에 모두 밥을 잘 먹고 있어요."

그날부터 나의 월급은 88만 원이다. 그외의 수익은 나눈다. 난생처음 깊은 감동이 가슴을 울렸다. 내가 들어본 말 중의 최고였다.

이제 우리 회사는 하루에 18톤의 김치를 담근다. 쇄도하는 주문량을 맞추려면 전 직원이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나는 김치의 일정량을 매달 이웃들에게 보낸다. 내가 담근 김치, 내가 한 작은 행동이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김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재료를 썼느냐와 얼마나 제대로 숙성시켰느냐이다. 인생도 김치와 통한다.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은 삶의 재료이자 숙성 과정이 된다. 나는 지금 스물여섯 살이다. 흔히 88만 원 세대라고 하는 우리 세대는 높은 토익 점수, 어학 연수, 각종 자격증 등 화려한 이력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 나한테는 그런 스펙이 없다. 하지만 실패와 좌절, 도전이라는 값진 경험이 있다. 어떤가? 우리 젊은이한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런 생생한 경험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가진 재료가 부족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 가진 재료가 최고의 재료이다. 이 재료로 자신만의 김치를 담그면 된다. 내가 돌파하는 모든 역경이 나를 숙성시켜 맛있는 김치처럼 내 인생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대학생 김치회사 대표 노광철)


 노광철 씨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저 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에는 놀랄 만큼 아픈 경험과 그 아픈 경험을 딛고 일어선, 그 아픈 시간을 꿋꿋이 참아 낸 용기와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 노광철 씨를 비롯한 책 속의 주인공들은 대통령이나 정치가가 되지는 않았지만, 모두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똑바로 나아가고 있다. 요즘 세상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지 못하고, 그저 남이 시키는 대로, 남이 보는 대로만 삶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나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에 망설이는 사람이 자신의 사는 삶의 방식에 확신을 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남들이 보기에 바보 같아 보이는 삶이라도 자신이 즐기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지금은 주변에서 인정해주지 않을지 모르더라도 언젠가는 모두가 자신을 인정해주기 법이라고 믿는다. 오늘 글을 쓰는 나는 '오늘'이 '가치 있는 날'이기 위해서 살고 있다.


 사람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일은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며 자신이 어떤 일에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내 인생을 별화시킨 결정적인 한 순간>은 아직 한 번도 나를 위해서 어떤 일에 시도해보지 못한 당신을 응원해주는 책이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을 수도 있고, '바보'라는 말을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는,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그런 마음을 전해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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