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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Sep 09. 2019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도서 서평

 스물여섯일 때의 나는 이제 막 대학에 복학해서 '음, 어떻게 대학 생활을 해나가야 하는 걸까?'라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내가 조금 늦게 대학에 복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발목 수술로 인해 2년 동안 재활을 하고, 그 이후 2년이라는 공익 근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스물여섯이 되어 대학에 돌아올 수 있었다.


 내심 그때 대학을 가지 않고 너무나 잘 나가고 있던 블로그에 집중하고자 했다. 하지만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생각과 책을 읽거나 블로그 모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통해 대학에서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잡고자 다시금 대학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이 선택은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읽은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이다>라는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정답은 없다. 오른쪽으로 피하든 왼쪽으로 피하든 잠시 속도를 줄였다 가든 충돌을 피하기만 하면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위험이 감지된 순간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 일단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면 길은 계속 이어져 있고, 이내 다음 갈 길이 보인다. (본문 49)


 주저하다 결정을 하지 못하고 시간을 흘러보내는 것보다 일단 결정을 하면 다음 갈이 보인다는 거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선택지를 만나고, 그 선택지 앞에서 '할까? 말까?'라며 끊임없이 고민한다. 하지만 일단 하나의 선택지를 선택한다고 해서 끝나는 건 없다. 그 선택지 다음엔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


 나는 스물여섯에 대학에 복학해 스물일곱이 되었을 때 3학년이 되었고, 스물여덞이 되었을 때 4학년이 되었고, 스물아홉이 되었을 때 대학을 졸업해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스물여섯에서 스물아홉으로 오는 3년 동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에서 3년의 시간을 보낸 나와 달리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의 저자는 스물일곱의 나이에 2등 항해사가 되어 컨테이너선의 2등 항해사로 바다 위의 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다 위의 배에서 시간을 보내며 저자가 바라본 풍경, 그리고 망망대해 위에서 느낀 감정이 책에 잘 담겨져 있었다.


 책을 읽고 있으면 괜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 있고, 내가 스물일곱이었을 때 나는 어디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마음에 품고 있었는지 떠올리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제 올해가 지나면 더는 스물아홉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 한층 더 어른이 된 서른이 되지만, 아직은 스물아홉이고 싶은 나였다. (웃음)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은 부분에 포스트잇을 여러 개 붙여두었는데, 그중 하나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매번 항해를 하면서 배우고 있다. 동시에 그럼에도 이 거친 바다를 건너고 마는 인간의 불굴의 의지 또한 배워간다. 신을 극복할 수는 없지만, 신은 이런 '의지의 인간'에게 최소한의 배려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흔들지언정 못 가도록 막아서지는 않는다. 이런 경험은 살아가는 데 제법 큰 용기가 되어주었다. (본문 155)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라는 책은 카카오 브런치에서 연재되는 글을 읽고 출판사가 연락해서 책으로 출판된 책이라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책을 꼭 만나보라고 말하고 싶지만, 책을 읽기 전에 조금 더 자세히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은 저자의 브런치(링크)를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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