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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Jun 10. 2018

좋아한다는 건 대체 뭘까


이 나이가 되도록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싶어도 어떻게 좋아해야 할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 나를 먼저 좋아해야 한다는데

나를 좋아하는 일도 너무나 어렵다.


누군가에게 고백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걸까?

애초에 고백할 정도로 좋아한다는 건 어느 정도 좋아하는 마음인 걸까?

최근에 신경이 쓰이는 누군가를 바라보는 내 모습에서 ‘좋아함’이 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히 ‘와, 예쁘다.’라는 마음 뿐이었다.

점점 그녀가 눈에 들어오면서 ‘고백하면 사귈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이렇게 불순한 동기가 좋아하는 마음이 될 수 있는 걸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저렇게 멋진 애가 나 같은 애랑 말을 붙이는 걸 절대 좋아하지 않을 거야.’라는 두려움이 들었다.


이윽고 나는 애초에 사귄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내가 알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왜냐하면, 나는 누군가와 사귄 적도 없고, 친한 친구와도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기에.

머릿속에서 좋아한다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고백을 한다는 건 불순해보였다.

좋아한다는 말의 뜻을 내가 확신할 수도 없었기에 좋아한다는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참, 소설 속에서 좋아하는 마음은 두근거리는 마음, 그녀가 문득 떠오르는 마음, 맛있을 걸 먹으면 함께 나누어 먹고 싶은 마음이라며 쉽게 표현되어 있는데, 현실에서 좋아하는 마음은 이렇게 알기가 어렵다. 도대체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해야 알 수 있는 것일까?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좋아하는 건지, 단순한 호기심인지, 남자가 가지는 욕심인지 알지 못하겠다.


이렇게 안일하게 누군가에게 접근을 하면 서로 상처를 주고 받을 수 있기에 감히 나는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관심이 있다고 말하지도 못하고, 전화번호를 묻지도 못하고, 남자친구가 있는지도 못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좋아한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복잡한 심정을 그냥 이렇게 글로 옮기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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