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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ckkey Jan 18. 2023

믹싱에도 순서가 있을까

MIXING 101 Ep06

장비 관련 질문 이외에 또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믹싱을 할 때 어떤 순서대로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일단 어디서부터를 믹싱이라고 해야하는지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파일을 DAW상에 배열해놓고 소스들의 Input/output gain을 정리하고, 원하지 않는 노이즈를 제거하고, 보컬튠을 하는 등의 작업은 믹싱 전의 준비 단계이며 실제 믹싱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업들은 그 준비 단계 이후의 크리에이티브한 영역부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믹싱 준비 단계가 끝났다면 각 소스들의 레벨 밸러싱을 해서 전체적으로 들어보며 이 곡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게 좋을지에 대한 큰 그림을 먼저 그려보길 추천한다. 클라이언트가 보내온 러프 믹스 파일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각 소스의 패닝이나 공간감의 정도 등의 정보를 얻기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게 큰 그림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가는게 좋겠다라는 생각이 잡히면 그렇게 조금씩 그 이미지에 가까워지도록 사운드를 잡아가면 된다. 이런 접근 방식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 케이스가 유투브에서 찾을 수 있는 ‘모건 프리먼 그리기’ 영상인 것 같다. (하단 링크 참조) 


https://youtu.be/uEdRLlqdgA4


이 영상을 보면 처음부터 완벽한 눈을 그리거나 입술을 그리는 것이 아닌 전체적으로 조금씩 더하고 다듬어 나가면서 그림을 완성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이미 완성된 것 같은 그림이지만 작가는 조금씩 디테일한 부분들을 계속 건드려가며 그 완성도를 점점 높여간다. 내가 선호하는 믹싱도 이 과정과 이와 비슷하다. 처음부터 완벽한 킥, 스네어 사운드를 만들어내려고 그 소스 하나에만 몇 시간씩 시간을 쏟기 보다는 전체적인 사운드를 들으며 디테일을 조금씩 더해가는 방식이 처음에 머릿속에 그렸던 큰 그림에 더 다가가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정도면 됐다 라는 느낌이 들었을 때 거기서 멈추지말고 조금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한번 더 생각해보는게 필요하다. 물론 뭔가를 더한다고 해서 사운드가 꼭 더 좋아지는건 아니지만 경험상 항상 끝났다라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사운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 한두개쯤은 더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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