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감정
감정은 물과 같다.
흘러야 한다. 고이면 썩고 썩으면 냄새가 난다.
마음도 그렇다. 억지로 참은 말, 외면한 상처, 속으로 삼킨 서운함… 그렇게 쌓이고 쌓여 묵은 감정이 되면, 어느 날 아주 작은 일에도 마음이 툭, 부서진다.
처음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넘길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감정은 알아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 자리에 조용히 눌러앉아, 더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유를 잊은 채로 마음만 지쳐 있다.
그래서 배운다. 감정을 제때 들여다보는 법을. 슬플 땐 눈물도 흘리고, 화날 땐 “그건 싫어요”라고 말하고, 섭섭할 땐 “나는 이렇게 느꼈어요”라고 털어놓는 연습을. 그렇게 하면 감정은 ‘묵은 감정’이 되지 않고, 그저 지나가는 파도가 된다.
감정을 정리하는 건 내 마음을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오래, 건강하게 이어가는 비결이기도 하다. 마음속에 너무 오래 묵은 감정이 있다면, 오늘은 그것을 꺼내어 말해보자.
종이에 써도 좋고 친구에게 털어놓아도 좋다. 중요한 건 흘려보내는 일이다.
묵은 감정이 쌓이지 않게 나를 아끼는 방식으로 살아가자.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마주 보고 안아주자. 그래야 마음이 다시 숨 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