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에 한국의 색 한 스푼

나인폭스 갬빗, 이윤하

by 미수


한국적 요소가 한 스푼 가미된 밀리터리 스페이스 오페라. 독특하고 촘촘한 세계관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미있으나 불친절하다. 설명 없이 다짜고짜 쏟아지는 이름들에 초반에는 페이지가 안 넘어갔다.




나인폭스 갬빗은 '육두정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과거 칠두정부 시절도 있었으나, 이단 사태로 제거되고 지금은 안단, 라할, 슈오스, 니라이, 켈, 비도나의 육두정부 체제를 유지 중이다.


이들은 '역법'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해당 역법을 믿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역법의 영향을 받는 이능력의 힘 또한 커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육두정부는 표준 역법을 지키려고 한다. 표준 역법이 아닌 다른 역법을 믿는 자들은 이단으로 규정하고 처단한다.


관련 설명은 출판사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을 듯.



인간들은 각 분파의 이름을 본인 이름 앞에 붙인다. ex) '니라이' 쿠젠, '켈' 체리스, '슈오스' 제다오 등.

이 분파마다 표식과 성격적 특징 같은 것도 재밌는데 책에 설명되어 있지 않아 조금 찾아봤다.

각 분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작가의 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또 하나 알아두면 좋을듯한 단어는 '서비터'. 인공지능 같은 기계인데, 인간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들이 무시하기 일쑤인 존재. 저들끼리 부르는 이름이 있을지 모르나 인간은 그들을 서비터라고 칭하고, 그들이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으며 개인적인 일들을 한다. 인간과의 대화는 번역기를 통해 가능하며 외형은 다양하다. 참새형, 딱정벌레형 등.








나는 아제웬 체리스야." 더 이상 자신을 켈이라 칭할 순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슈오스 제다오기도 하지. 내가 누구든 간에, 아직 해야 할 싸움이 남았어."
p493



우주함대를 이끌고 이단에게 빼앗긴 요새를 되찾아오라는 명령을 받은 켈 체리스. 그는 반역을 저지르고 망령이 된 슈오스 제다오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그의 영혼을 흡수한다.(이를 '결박'이라 부른다.) 제다오는 전투 무패의 기록을 자랑하는 천재 전략가지만, 과거 이단뿐만아니라 같은 함대의 동료들까지 모조리 몰살시켰던 전적이 있어 미치광이로 불린다. 제다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던 체리스는 점점 제다오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과연 체리스는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쌀밥에 부추전을 먹는 주인공이라니. 영미 SF에서 다시 만나볼 수 없는 캐릭터라 생각한다. 분명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은 맞지만, 홍보하는 것만큼 한국적인 색이 묻어나지 않아 아쉬웠다. 김치를 양배추 절임이라 부르는 것도.


가장 아쉬웠던 것은 역시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 아무런 설명 없이 쏟아지는 '그리드', '서비터', '육두관'과 같은 단어들. 분파가 여섯 개라는 것은 알겠으나, 각 분파는 어떤 목적으로 나눠지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조차 파악이 안돼서 초반에 힘들었다. 같은 페이지를 몇 번이나 읽기도 했고. 대충 흐름이 파악된 중반쯤부터는 재밌게 읽었다.


흥미로운 설정이 많은데, 이 육두정부의 정치는 독재에 가까워서 제국민들을 다스리기 위해 공개 고문의 날이 있는 것, 그래서 '민주정'이 뭔지 모른다는 것, 군대 내 상급자와 하급자의 성관계가 강간으로 간주된다는 설정(무조건적으로 하급자는 상급자의 명령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등이 있다. 2권은 올해 안에 나올 것 같은데,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이 풀어지길 바라면서. 빨리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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