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여운을 독자 몫으로 / 한 문단, 한 단락 구조 훈련
오늘은 맨 마지막 부분에 중요한 공지가 있습니다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My way 작가님! 순서대로 강의글 안 보시고, 맨 밑으로 가서 공지 먼저 읽으시면 안 됩니다. 하하하
자!! 지금쯤이면 미야의 글빵연구소를 16강까지 열심히 과제를 하며 따라오신 분도 있고, 생업과 바쁜 생활로 인해 중도에 잠시 쉬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진도 늦어지신 분들 조금만 분발해서 쫓아와 주세요. 청강,도강하셨던 분들도 끝까지 봐주세요. 저도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달려왔으니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려운 부분이 없기에 약 30분 정도 시간을 내시어 수업에 임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에세이, 특히 수필 쓰기에서 여운은 생각의 여백을 줍니다. 글 쓰는 이가 흔히 빠지는 함정 중 하나는 ‘독자에게 모든 걸 다 알려주려는’ 태도입니다. 그런 글은 친절해 보이지만, 사실은 독자의 해석 가능성을 빼앗아 버립니다. 좋은 글은 마지막 한 줄이 끝난 뒤에도, 독자의 마음속에서 이야기가 계속 자라게 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운입니다. “여운”의 개념이 단순히 ‘마지막을 그럴듯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생각할 자리를 열어주는 기술입니다.
“그날의 냄비에는 아직 라면 국물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더는 먹을 수 없었다.”
이 문장은 결핍과 잃음을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독자 마음속에 상실과 아픔을 길게 남깁니다. 여운은 말하지 않은 자리에서 피어납니다.
https://m.cafe.naver.com/app/CafeInviteBridge.nhn?ticket=a5360176320c17d8e2325f1abab445cb
이렇게 하면 좋은 점
메타포 강화 : 참기름 => 엄마의 삶, 참기름을 짜고 생긴 깻묵 => 삶이 남긴 흔적
철학적 성찰 추가 :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기록으로 적은 글에서 한 단계 뛰어넘어 그렇다면 “내 삶은?”으로 생각의 축을 옮겨 독자와 심사위원에게 깊은 여운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작가는 자신이 성찰하고 깨달은 것을 글로 옮길 뿐입니다. 그러나 독자는 그것을 자칫 생각의 강요, 깨달음의 지시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글은 쉽게 외면당합니다. 우리가 브런치에서 주로 발행하는 글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과 경수필이 많습니다. 이러한 글은 논설문이 아니기에, 내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표현 “~해야 한다, ~해야만 한다, 나는 깨달았다.”와 같은 직설적 문장은 세련되지 못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깨닫도록 상징이나 이미지로 환기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특히 공모전에 제출하는 문학작품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설교하듯 전달하는 대신, 여운과 이미지를 남겨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작가가 연구하고 훈련해야 할 길입니다.
역시나 미야의 글빵연구소 네이버 카페에 올려진 첨삭평에서 설명을 뽑아보았습니다.
"주제는 분명해요. 상처와 고통을 겪고 그걸 스스로 감싸 안으면서 단단해진 나, 그리고 아이에게까지 이어지는 회복의 이야기.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큰 깨달음이 있긴 한데, 후반부에서 직접적으로 깨달음을 말하는 부분 — “이제는 고통에 나를 내주고 싶지 않았다”, “괜찮을 거야 하고 속삭였다” 같은 — 은 조금 설교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강요의 어조는 아니라서 그냥 두어도 좋지만 여기는 묘사나 이미지로 치환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예를 들어 아이 무릎에 새 살이 돋아나는 장면에서 멈추고, 나의 마음에도 그런 새살이 돋고 있음을 ‘말하지 않고 보여주는’ 식으로 마무리하면 여운이 더 길게 남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중략
독자나 심사위원들이 좋아하는 건 결국 “큰 울림”인데, 그 울림은 설명이 아니라 이미지에서 와요. 다시 말하지만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도 고통과 거부, 해방을 단 한 줄로 정의하지 않았잖아요. 식물로 변해가는 몸, 꿈속 장면 같은 메타포로 독자가 스스로 깨닫게 했죠. 수필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그날부터 다시 살기로 했다”라고 말하기보다, 갯벌 위에서 햇살이 조개껍질에 반사되는 장면 하나를 강하게 남기면 더 힘이 있어요. 퇴고 시에 참 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 단락의 교훈적 어조를 조금 더 감각적으로 다듬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설명을 드리자면 공모전에서 좋아하는 수필의 미덕은 설교나 주장이 아니라 공감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관계의 여백이 필요하다… 존중이다… 발판이다…” 같은 문장이 살짝 논설문처럼 들릴 여지가 있어요. 그런 명제형 문장은 독자에게 자칫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 글이 나에게 가르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요. 그러면 독자는 마음을 닫기가 쉬워집니다.
수필은 결론이 닫히는 것보다 여는 것이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여운을 남기도록 조율이 필요하죠.
특히 좋은 에세이나 경수필은 “그렇지!” 하고 독자가 스스로 깨닫는 글이지, “그렇다!” 하고 맞춰야 하는 글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결론부는 가급적 이미지·상황·여운으로 마무리하는 게 좋습니다.
우선 가독성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가독성(可讀性, readability)은 글이나 문장을 얼마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개념이에요. 단순히 ‘읽을 수 있다’는 차원을 넘어, 독자가 무리 없이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죠.
그런데 괜히 멋을 내려고 어려운 단어와 현란한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면, 가장 중요한 가독성이 떨어질 수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글은 숲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철학과 사유가 빠진 채 가지에만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주렁주렁 달아 놓는 꼴이 되고 맙니다. 글쓰기, 특히 문학적 글쓰기의 본질은 작가의 창조성과 남들이 보지 못한 시각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일입니다. 결코 어려운 말로 현학적인 장막을 드리워 독자를 현혹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작가의 철학 없이 겉치레만 화려한 글은 숲을 잃고 가지에 매달린 장식만 번쩍거리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작자의 철학을 대중에게 쉽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글이야말로 가독성이 높은 글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쉽게 쓰는 글이 가장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곧 가독성이란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글의 본질에 닿는 깊은 훈련이자 철학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정작 글에서 작가의 핵심철학은 없는데 화려한 기교와 현학적인 문장 나열을 ‘잘 쓴 글’이라고 오해하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랍니다. 제 시각에선 그런 글이야말로 "가장 못 쓴 글"일 때가 많거든요. 정말 좋은 글은 마음을 울리는 글, 남들이 보지 못한 시각을 보여주는 글, 독자가 성찰과 사유의 길에 들어서게 하는 글입니다. 그것은 곧 작가의 철학이 담긴 글이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제 철학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기에, 정작 가장 쓰고 싶은 글은 여전히 쓰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독성을 올리는 훈련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이라도 잘 읽히는 글이 있습니다. 그 비밀의 하나가 바로 단락 구조입니다.
✔ 한 문단에는 하나의 중심 생각만 담으세요.
✔ 문단이 너무 길어지면 독자는 집중을 잃습니다.
✔ 한 문단 안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거나 같은 어미를 늘어놓으면 지루해집니다.
“여행은 즐겁다. 여행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여행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한다. 여행은 좋은 경험이다.”
문단 안에서 같은 단어(여행)를 반복하고, 구조도 단조롭습니다.
“여행은 즐겁다. 낯선 풍경이 시야를 열고, 새로운 사람이 마음을 확장시킨다. 돌아올 때면, 여행은 언제나 한 뼘의 성장을 선물한다.”
단락 안에서 의미가 확장되며 리듬이 살아납니다.
이렇게 한 단락이 만들어지고, 같은 의미를 담는 단락들만 모아 한 문단을 형성합니다.
1. 어순의 정리 – 주어와 술어를 가깝게
많은 사람들이 문장을 쓰다 보면 주어와 술어 사이에 부사, 목적어, 수식어를 잔뜩 끼워 넣습니다.
예: “아버지는, 지난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정원에 물을 뿌려주곤 하셨다.”
=> 퇴고 때는 핵심 뼈대를 먼저 맞추세요. “아버지는 여전히 정원에 물을 뿌려주곤 하셨다.”를 가깝게 잇고 => 나머지 수식어는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식으로 정리합니다.
2. 군더더기 수식어 덜어내기
글은 감정을 살려야 하지만, 수식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힘이 빠집니다.
예: “정말로, 참으로, 진실로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 “하늘은 아름다웠다.” 한 문장만 남겨도 충분히 울림이 있습니다.
3. 호흡의 길이를 조율하기
짧은 문장만 늘어놓으면 리듬이 끊기고, 긴 문장만 쓰면 독자가 지칩니다.
짧고 긴 문장을 섞어 리듬을 만드세요.
=> 짧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긴 문장으로 사유를 깊게 담는 식. 음악의 장단처럼 배열해 보면 훨씬 읽기 편합니다.
4. 주제와 무관한 부분 가지치기
수필은 곧잘 ‘여기서 저기로’ 흘러가는데, 그 흐름이 지나치면 독자가 길을 잃습니다.
퇴고할 때는 “이 문장이 내가 하고 싶은 말(주제문)에 꼭 필요한가?”를 묻고, 불필요한 가지는 과감히 쳐내세요.
5. 여운을 만드는 위치 조정
여운은 문장 자체보다 ‘배치’에서 나옵니다. 중요한 문장을 중간에 묻어두면 힘이 사라집니다.
마지막 문장, 혹은 문단 끝에 울림 있는 구절을 배치해 독자 마음에 오래 머물게 하세요.
여운은 설명하지 않을 때 생긴다.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을 남겨라.
가독성은 구조에서 온다. 한 문단, 한 단락에 한 가지 생각만.
지금까지 미야의 글빵연구소에서는 글의 구조를 세우는 법, 상징을 활용하는 법, 도입부를 낯설게 쓰는 법, 비문 고치기, 문장의 복문구조와 병렬구조의 오류 검토, 생경한 글쓰기, 징검다리 문장 놓기, 글맥 잇기, 퇴고의 기술, 문법적 포인트 등 다양한 주제를 함께 배워왔습니다. 자! 이제는 배운 내용을 복기하시어 미야의 글빵연구소 1기 졸업작품을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에세이도 좋고, 수필도 좋고, 단편소설, 평론도 다 좋습니다. 형식의 제약은 없습니다.
마지막 강의가 몇 강에서 끝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졸업작품을 먼저 준비해 두시는 것이 순서일 듯합니다.
그렇게 해야 9월 30일 화요일에 열릴 18강에서 졸업작품 숙제 검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18강이 곧 종강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종강일은 저도 아직 미정으로 추후에 확정되면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저는 현재 중국 연태에 머물고 있으나, 9월 30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따라서 10월 초에 졸업작품 발표회를 겸한 글빵 정모를 진행하려 합니다. 지난번처럼 서울에서 열면 어떨까 싶습니다.
장소는 추후 확정하여 다시 공지드리겠습니다. 10월 3일(금)부터 9일까지는 개천절, 추석, 한글날이 이어지는 긴 연휴입니다. 이어서 10일 금요일 하루 근무 뒤, 11·12일은 주말이네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가족과 함께할 계획을 세우셨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일 수 있는 분들만이라도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졸업 전에 열리는 뜻깊은 자리이니, 가능하다면 시간을 내어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지방에 계신 분들도 올라오실 수 있을까요? 혹시 지방과 해외에 계셔서 참석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혹시 "줌"으로 생방송 연결해야 하나요? ㅎㅎ제가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서요. 일단 오실 수 있는 분들은 참석 가능하신 날짜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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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글빵 맛있게 드셨습니까? 출석호명은 오늘도 생략합니다. 수업이 끝난 뒤 자발적으로 댓글에 출석체크와 오늘 수업의 감상평을 남겨주세요. 라이킷도 꼭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작은 응원이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