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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e May 06. 2021

비전공자의 웹개발자 도전기



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현직 웹 개발자 입니다.

제일 처음 직업은 웹디자이너 였었는데, 작은 여행사에서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3학년이 끝난 후 휴학하고 일을 구한거라 정규직보다는 아르바이트 형태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웹디자이너로 들어갔지만 여행사로 입사를 한거라 사장님이 웹사이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고, 담당자는 저 혼자에 사수도 없는데, 사장님의 머리속에서만 그려진 추상적인 표현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웹디자인부터 퍼블리싱, 심지어 한번도 접해본적 없는 PHP까지 이용하여 웹사이트를 만들게 되었는데 네이버 지식인, 그누보드 질문게시판, 두꺼운 PHP 책까지 제 사비로 구입하여 엄청난 시행착오 끝에 3개월이 걸려 만들게 되었습니다.


체계가 없는 소형 회사에 들어간 웹디자이너는 웹디자인만 하게 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전공자 웹디자이너 출신으로써 비전공자 웹디자이너의 길은 사실 추천을 하고 싶지 않은데, 비전공자가 웹디자이너를 도전하게 되면 보통은 학원을 수료해서 학원에서 추천해준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웹디자이너는 체계를 갖춘 웹에이전시가 아니라면 퀄리티가 낮고, 퍼블리싱도 대부분 하게 되며 더 심하면 결국엔 개발까지 다 하게 되는 구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하는 몫까지 인정받지는 못하고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은 박봉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웹디자인으로써 전문성을 가지고 연봉을 많이 받고 싶다면 디테일한 부분에서 퀄리티가 좋은 포트폴리오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웹디자인에서 퍼블리싱도 다 하는데 이 돈 받을꺼면 차라리 퍼블리싱만 하고 더 받는게 낫지'

웹디자이너를 하면서도 늘 하던 퍼블리싱이라 어렵지는 않았는데 프리랜서 형태로 일을 하게 되어 웹디자이너로써 받던 월급보다 더 많이 받게 되었고,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웹디자이너에게 퍼블리싱을 시키지 않고, 퍼블리셔를 따로 채용하는 회사는 기획서대로 디자인이 나오고, 퍼블리싱 가이드도 따로 만들어져서 나와서 좀 더 체계적이었습니다. 혼자서 웹디자인에서 부터 개발까지 다 하던 시절보다 기획자부터 개발자까지 모두가 소통하는 협업의 과정을 거치며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퍼블리싱도 1년이 지나니 퍼블리싱은 웹디자이너가 다 하고, 프론트엔드는 개발자가 다 해서 퍼블리셔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제 퍼블리셔를 구하는 곳이 거의 없으니 개발을 배워라"

밀려나고 밀려나서 결국에는 개발자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개발자는 일자리 많다는 얘기였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로써 들어갔을 때에는 다시 신입의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30대 중반에서야 들어서게 된 초급 개발자의 길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의욕넘치던 20대들도 일한지 1년이 되지 않아 개발자의 길을 가지 않겠다며 그만둔 사람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요즘 개발자 많이들 구한다고 하지만 그건 사수없이도 알아서 잘하는 경력직을 원하는거지 초급을 찾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비전공자로써 개발자에 도전하고 싶다면 다시 돌아갈 플랜B가 없을 때 도전하라고 하고 싶습니다.

많은 직업들이 그렇겠지만 개발자는 특히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랜드가 계속 바뀌고 있고 새로운 기술이나 언어가 나올때마다 빠르게 공부하지 않으면 계속 뒤쳐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건 기본기를 튼튼하게 해야하고 그 기본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마다 바로바로 공부해야하고, 트랜드가 바뀔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게다가 워라밸은 남얘기... 일찍 퇴근을 하더라도 퇴근 후에나 주말에는 따로 스터디를 하거나 배우러 다녀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라는 직업의 매력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며 공부할 마음가짐을 가졌다면, 초급을 버텨냈을 때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초급이지만... 학생때는 안하던 공부를 지금 하고 있어서 계속 배워가면서 새로운 걸 알게되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느끼게 되는 뿌듯함이 참 좋습니다.

비전공자로써 개발자에 도전하는 저의 이야기가 개발자에 도전하려고 하는 비전공자들에게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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