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기술

주말은 정리하기 좋은 날

by 연은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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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책장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컸는데 책장에는 아직 아이들 어릴 때 보던 책이 그득했다. 좋은 책들도 있고 전집도 있다. 아, 분리수거하러 갔다 구석에 쌓인 괜찮은 위인 전집을 발견하고 아이들과 신나게 날라온 책도 보인다. 거실에, 방 책장에 꽉 찬 책을 아이들은 이제 거의 보지 않는다. 아이들 낳고 다른 욕심은 없었는데 책 욕심이 있었다. 아이들을 책으로 키우고 싶었다. 어릴 때는 도서관도 많이 다녔다. 저학년까지는 책을 즐겨보더니 고학년이 넘어가면서 조금씩 독서량이 줄기 시작했다. 하루에 30분 정도는 고정 독서를 하라고 하니 딱 그 정도만 읽는다. 책에 퐁당, 재미를 느껴서 마구 찾아 읽으면 좋으련만.


아무튼 때 지난 책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중고나라에 전집을 정리해 올릴까 하다가 그건 사진을 찍어야 해서 yes24, 알라딘에 단행본 매입이 되는 책들을 골라 신청을 하고 두 박스를 포장해 놓았다. 한결 기분이 가뿐해진다. 묵은 건 책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 옷장도 지금 나이에 안 어울리게 알록달록하다. 어릴 때 사서 어쩔 수 없더라도 내부에 반 나눠져 있는 선반이 고정되어 있어 이제는 긴 코트를 걸면 밑부분을 접어 넣어야 한다. 안전매트, 어린이용 소파와 테이블 등을 살 때는 평생 크지 않을 것 같았는데 멀리 보지 못한 내 안목이 아쉬울 뿐이다. 책 정리를 시작하니 집에 맞지 않는 옷장과 옷장에 떨어져 나간 손잡이 장식이 거슬리고 아들방에 몇 달 전 망가진 침대 아래 서랍장 한 칸을 아직 방치한 것도 미안해진다. 평소에는 그런 것들을 처리하는 게 왜 그리 귀찮은지 세월아 하며 미루어 두었는데 오늘은 침대를 샀던 회사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알아놓고, 옷장을 샀던 한샘 홈페이지에 옵션 변경이 되는지 문의를 남겼다. 파일 박스도 정리를 하고 분리수거까지 했다. 정리하고 싶은 욕구는 이렇게 아주 가끔 시즌 행사처럼 찾아오는데 오래 간만에 그분이 딱 오셨다. 이 욕구가 사그라들기 전에 묵은 책들과 망가진 곳을 재정비해야겠다.


조금 방심하면 집에 물건이 늘어나고 섞인다. 정리는 필요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고 정돈은 물건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이다. 지금은 내 머릿속도 환경도 심플하게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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