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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e Lee Apr 04. 2022

진실하면 빛이 난다

내면의 아름다움 Inner Beauty

 인도가 없는 도로의 비좁은 갓길을 걷다가, 그 옆으로 신호대기중으로 길게 늘어선 각양각색의 차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차피 더 잘 살고 싶은 거잖아. 사람들이 저렇게 더 좋은 차를 갖고 싶은 것도, 더 넓은 평수의 집에 살고 싶은 것도, 더 고급진 옷과 가방을 갖고 싶은 것도. 더 잘 살기 위한 나의 방법은 차도 집도 명품도 아닌 더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는거야. 겉은 좀 초라해보일지 모르지만 기죽지말고 내면을 가꾸며 살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얼 먹을 지,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 지 고르는 사소한 것들부터 어떤 직업을 갖고, 어디에서 살 지, 누구와 결혼할 지 등 굵직한 결정을 하며 저마다 다른 모습과 빛깔로 자신만의 삶을 채워가고 있다. 누구는 옳고, 누구는 틀리다고 말하기 전에 자신의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지 점검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필요하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인지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살다가도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시선을 빼앗길 때가 종종 있다. 유난히도 긴 SUV가 지나갈 때면 내 옆을 지나 저 멀리 갈 때까지 쳐다보게 되고, 외제차가 보이면 한 번 더 눈길이 가기도 한다. 새로 지어진 신축맨션을 보면 저기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조만간 완공될 세련된 인테리어의 아파트 광고패널을 보면서 여기 이사가면 어떨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외면은 드러낼수록 자랑이 되고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데, 이 내면이라는 것은 도무지 가시적이지 않아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얼마만큼 성장한 것이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내면의 미덕은 내가 가진 것을 내세우고 보여주기보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오히려 자신을 비워가는 과정을 통해 더욱 성숙해간다고 느낀다.



진실하면 빛이 난다


 

 오후 3시가 되면 유치원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첫째딸을 맞이하러 하원 장소로 나간다.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은 1층에 로비가 있고 아파트 입구에서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도록 신식으로 리모델링이 된 아파트 앞이다.

 '오카에리~~~(어서와의 의미로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들에게 하는 말)'

 통학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은 저마다 마중나온 엄마나 아빠, 할머니의 반가운 소리와 함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간다. 친구들  세명이 우리집보다 훨씬  좋아보이는 아파트 정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우리도 내일 여기로 이사를 가자고 한다.


 나는 자녀들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남겨줄 것인가. 백지와도 같은 상태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부모를 거울 삼아 생활습관과 가치관을 형성하며 자라게 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사는 삶이 자녀들에게 비록 부유하고 화려한 삶을 물려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과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마음에 '빛'을 가진 자로 살아갈 수 있다면 이 고독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가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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