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험관 시술이 처음은 아니지만

임신이기를

by 작가 문미영

이번에 5번째 시험관 시술이 드디어 끝났다.

임신 유무 피검사 결과는 20일이라 10일 정도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이번에는 남편의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에도 강행을 해서 별 기대도 하지 않거니와 또 괜히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기 싫다. 그래서 피검 하루 전까지 임테기도 확인 안 하려고 결심했다. 시험관 아기 카페도 안 들여다보려고 한다. 나의 불안과 스트레스의 공간인 시험관(맘카페) 카페.

작년 8월부터 나는 시험관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셀프 배주사를 맞아왔고 내 배에는 멍이 영광의 상처로 남아있다.


내가 다니고 있는 마리아 산부인과 이동훈 원장님은 서울대 졸업하시고 마리아에서만 25년 경력을 갖추신 실력자이시다. 이미 원장님의 손에 익숙해진 나는 주변에서 “차병원이나 다른 난임병원으로 바꿔보라.”는 권유를 받지만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하기도 싫고 손을 바꿔야 해서 계속 마리아 원장님만 믿고 다니고 있다.

원장님이 2번의 유산 경험이 있는 내가 불안했는지 이번엔 멍주사로 유명한 크녹산 주사도 추가 처방해 주셨다. 아침엔 프롤루텍스, 저녁엔 크녹산. 내 배가 너무 불쌍하다.

질정도 저번이랑 바뀌었다. 기존에 쓰던 질정은 도구가 들어있고 그 도구에 질정을 올려놓고 누르면 질정이 자궁 쪽으로 쏙 들어간다.

아기에게 영양제이자 시험관 시술을 하시는 분들에겐 필수로 사용하는 여성호르몬제라고 한다.

하지만 그 질정을 사용하면 가렵기도 하고 찌꺼기가 너무 많이 흘러내린다.

이번에 바뀐 질정은 기름 성분으로 되어있으며 양초모양으로 생겼고, 누워서 손가락으로 넣기 편하게 되어있다.

넣는 느낌이 좀 불편하지만 좀 덜 가렵기도 해서 좀 낫다.

그리고 최대한 외부의 접촉을 피하고 24시간 동안 배아의 수정 진행과정을 관찰하여 최종 이식한 배아를 보고서와 함께 설명해 주셨다.

그래서 시험관 시술이 처음이 아니지만 위험 사항이 많아서 처음 해보는 게 많다.

셀프주사를 놓는 시간은 아직도 힘들고 아프고 멍이 날까 봐 긴장되지만 엄마가 되고 싶다는 의지와 간절함으로 참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응급실과 난자채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