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남편이 깨운다.
통풍에 결막염에 감기까지 컨디션이 안 좋은 남편이 통풍 때문에 발이랑 다리가 아파서 잠을 설쳤다고 한다. 응급실에 가자고 한다.
무릎을 펴기가 힘들고 아픈데 운전도 본인이 해야 한다고 짜증을 낸다.
그럼 내가 운전하겠다고 하니 밖도 어둡고 장롱면허라고 됐단다.
응급실에 가서 증상을 말하고 진통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왔다. 진통주사를 맞으니 좀 통증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응급실 다녀왔다가 아파서 난자채취하러 7시 30분까지 가야 하는데 늦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7시 50분이다.
이미 다른 환자들은 대기하고 있다. 6명이 난자채취를 하는데 내가 늦게 와서 제일 마지막 순서다. 오자마자 손등 등록하고 팔찌를 매 준다.
남편은 정자채취하러 들어가고 나도 바로 탈의실에 들어가 바지를 벗고 가운을 입는다.
난자채취하러 가기 전에 손등에 수액을 놓는다. 혈관이 안 보여서 한참을 찾는다. 혈압도 잰다.
누워있으니 이름을 부른다.
난자채취 팔찌에 있는 바코드를 찍고 의자에 앉는다. 안정제를 투입하니 바로 졸리고 어지럽다.
원장님이 이름을 부르더니 한참을 마취를 한다. 오늘따라 마취가 오래 걸린다.
두두두두 기계소리를 내며 난자를 채취한다.
옆에 있던 연구원이 “3개 나왔습니다.”라고 알려준다. 계속 난자를 채취한다. 간호사가 배를 누른다. 배가 생리통 수준으로 아파온다. “총 7개 나왔습니다.”라고 하며 소독을 하고 채취가 끝난다.
어지러워서 한참을 누워있으니 간호사가 와서 종이를 내민다. 남편의 정상 정자가 1% 미만이라 미세수정을 해야 하고 추가 비용이 든다는 설명과 함께 서명을 하란다. 정신없이 일단 사인을 한다. 수액을 하나 더 놓아준다.
누워있으니 배아 이식하고 사람들이 나온다.
마취가 깨고 주사실에 가서 설명을 듣는다.
수영이랑 찜질, 사우나, 핫팩 사용을 하지 말라고 주의사항을 알려주신다.
3일 배양이라 토요일에 이식 예정이고 금요일에 전화를 주신단다. 오늘은 항생제로 엉덩이 주사를 놓아주시는데 엄청 아프다.
배주사도 병원에서 놔주고 2주 동안 집에서 아침마다 맞으라고 하신다. 약국에 들러 질정과 약을 받아온다. 당분간 류머티즘 약(소론도)을 먹지 말라고 한다.
남편은 난임휴가로 출근을 안 해서 정자채취했다는 증빙서류를 받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발표를 해야 할 게 있어서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한다.
마취가 깨니 배가 아프기 시작한다.
남편 컨디션도 안 좋은데 그냥 채취를 미룰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