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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문미영 Feb 09. 2024

항인지질항체 검사결과는 음성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진료가 있는 날이다.

충남대병원까지는 지하철로도 많이 걸리지만 역에 내려서도 15~20분 정도 걸어야 한다.

그나마 본관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관절염센터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남편이 일찍 퇴근하면 같이 가줄 수 있다는 생색을 낸다.

생색을 내더라도 남편 차 타고 편하게 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채혈을 하는 시간이 있어 원래 2시 진료인데 12시 30분까지 오라고 한다.

채혈을 하는데 간호사가 혈관을 못 찾는다.

혈관이 얇은 편이라 항상 병원에 가면 손등이나 손목에서 채혈을 하니 남들보다 더 아프다.

그래서 이번에도 손등에서 채혈을 하고 나니 멍이 들었다. (소파술 할 때 이미 멍이 든 상태였는데)

채혈을 하고 어디 가기가 애매한 시간이라 원내 식당에서 남편이랑 점심을 먹는다.


결과가 나오길 대기하며 입구 앞 의자에 앉아 멍 때리고 있는다. 진료시간이 다 되어가서 류마티스 내과로 들어간다.

간호사가 이름을 호명한다.

원장님이 “12월에 시험관 시술하신다고 했는데 잘 되셨나요?”라고 물어보신다.

나는 “임신했다가 저번주에 유산했어요.”라고 대답한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물어보신다.

“몇 주 만에 유산하셨나요?”

“8주 5일 정도예요.”

남편이 대신 대답해 준다.

“초기에 유산되는 거는 원인을 찾을 수가 없는데 류마티스 관절염 원인은 아닐 거 같은데요. 물론 수치가 0.5가 정상인데 4.1로 8배가 높긴 해요. 근데 유산의 원인이 되는 항인지질 항체와 ooo항체(이름이 기억 안 나서) 검사상으로는 (2021년에 검사함) 음성이라 전혀 문제가 없었거든요. 근데 저희도 혹시 모르니 한번 더 검사는 해볼게요. 음성이었다가 양성되는 경우도 거의 드물지만 혹시나 해서. “

라며 유산의 원인을 찾기 위해 검사를 해보자고 하신다.


”환자님이 느낄 때 통증 정도가 어때요? “

”임신했을 때는 통증이 덜했거든요. 근데 소파술 하고 와서 더 아파요. “

”아 그럼 그건 수술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럴 수도 있어요. 만져봤을 때는 손가락이나 이런 곳에 염증은 없는데 왜 아프실까요?

그럼 혹시 모르니 비상시에 먹을 약도 같이 처방해 드릴게요. 원래 관절염이 빨리 낫게 하는 더 독한 약도 있는데 환자분은 임신 준비 하시는 분이라 약도 못쓰고 이도 저도 못하고 있어요. 관절이 지금 망가지는 단계라 아마 다리도 팔도 계속 아플 거예요. “


남편이 다시 물어본다.

”그럼 그 약을 사용하면 기간이 어느 정도 걸려요? “

”1차는 나을 확률이 60프로이고 2차는 70프로인데 다 합해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려요. “


2년 조금 넘게 병원을 다니고 있는데

손가락은 휘었고 오른팔은 이제 아예 다 펴지지 않아서 굽히기만 가능하며 왼팔은 지금 펴지지 않는 상태로 가고 있고 다리 쪽에도 관절이 안 좋은 상태다.

류머티즘 관절염이 정말 난임의 원인이 맞는 걸까? 궁금해진다.

산정특례자라 진료비는 정말 얼마 나오지 않지만 , 몇 년을 병원 진료받으러 다니느라 힘들고 지친다.


가장 속상한 건 병뚜껑과 같은 뚜껑을 못 여는 거랑 오른팔과 손의 관절 이상으로 필기나 필사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도 필사를 하고 싶은데. 류마티스 관절염은 겉으로 볼 때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환자는 정말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아프다.

소파술을 했을 때 링거를 놔주시던 간호사님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아파서 힘들다는 말을 하셨다. (오른팔이 안 펴져서 링거를 못 맞는다고 하니 이유를 물어보셨고 류머티즘 라고 했다)

류마티스 환자들끼리만 이해하는 그 불편함.


항인지질항체 검사는 4월 1일에 하고 결과는 2주 후에 나온다고 한다.

부부 염색체 검사는 건양대병원에서는 소파술 하고 2개월 후에 해야 한다고 하셔서 아마 4월 이후에 다시 6번째 시험관을 진행할 것 같다.

그전까지 류머티즘 약도 잘 챙겨 먹고 더 몸이 망가지지 않도록 수영도 다시 등록할 생각이다.





*항인지질항체는 항인지질 증후군(APS,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 또는 휴즈 증후군이라고도 함)은 신체의 면역 체계가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는 특정 종류의 지방인 인지질에 결합된 단백질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장애입니다. 이러한 항체는 동맥이나 정맥에 혈전이 생기거나, 유산 및 자간전증과 같은 기타 임신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훨씬 더 높입니다.


[출처: https://hpmax.tistory.com/e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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