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게 항해하는데 나침판이 고장 났다며 신호를 보낸다. 과연 나는 직감과 경험을 믿어야 할까 의견을 존중해야 할까
때로 급하다는 답을 내리려 한다는 평을 받는 나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도마대에 직원들에게 1차로 한 번 2차로 윗분들에게 받는 내 인생이 불쌍하다.
직원들이 실적을 잘 낼 수 있도록 똥 치우는 건 내 몫이다.
해결해 줘서 고맙다거나 일을 키워서 죄송하다는 말은 그들의 단어사전에 존재하지 않은가 보다.내가 해야 할 일이라 받아들이니이젠 어느 정도 익숙하다.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의견을 전하면 아니란다. 다른 부서에서 아니라고 했단다. 다시 고민에 빠진다. 나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받아들이는 건 내 착각일까. 다시 알아보겠다며 회신을 보내는 글을 작성하며 마음이 타들어간다.
보고 없이 일을 키워놓은 직원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었다. 직원들이 눈치를 본다며 자제바란 단다.
숨막이 턱턱 막힌다.
화장실 가서 들숨날숨으로 가다듬어보는 거다.
Copyright_miyouvely
타 부서 직원행동이 잘못됐다며 직원이 타 부서 팀장, 나를 참조 걸어 메신저를 보내 당황한 적이 있다. 싶은 마음에 직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가 맞겠다. 타 부서 팀장에게 메신저로 소통하다 보니 직원 간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며 불씨를 잠재웠다.
나를 팀장으로 인정하는 건 포기해야겠구나 했던 찰나
비수의 말을 듣게 됐다. 술을 건강을 위해 끊었다.
그래도 회식장소에서 10년간 술을 마셨던 사람으로 분위기는 묻어갈 정도는 되는데 술을 못 마시는 팀장이 무슨 직원관리냐는 말을 들었다. 뒤에서 술도 못하는 팀장이 술마시자니 무섭다는 얘기를 들으니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상사가 은연중에 술 너는 술을 못 마셔서 직원들 얘기 못 들어주잖아라는 말에 틈틈이 돌아다니며 농담도 던지고 점심 맛있는 거 먹이려고 예약하고 커피 심부름 했던 지난날 노력이 혼자만의 삽질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짝바짝 마르다 못해 무감각.
이러나저러나 욕먹는 건 매한가지. 직원들 똥처리나 하고 빠르게 해결해 주려는 모습대신 하루는 묵히는 센스를 발휘하며 살아볼까.
아주 심플하지 않은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들에게늦게입사했단 이유로무시를 당하다니. 이렇게 글로서 풀어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일이 힘들어서 퇴사한다기보다 본인이 정답이라는 직원을 어떻게 이해시킬까 그 고민에 사직서를 품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장이니까.
대외적으로 우리 직원들이 그럴 리 없다는 태도에 말을 아낀다.고통 없이 성장할 수 없다는 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시간과 노력. 타이밍 모든 게 맞춰져 갈 때 궤도에 이르게 된다. 이게 과연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건가. 다수가 내가 틀렸다고 물어뜯고 있는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K.O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아무에게도 감정을 공유하지 않을 것.
가면을 쓴 채 공감할 것.
회사에 있는 동안 내 감정은 집에 두고 올 것.
의견을 내려고 하지 말 것. 그들이 다 맞으니까.
절대로 마음을 주지 말 것. 연기를 하루 종일하려니 이중인격자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가끔 표정을 숨기기 어려울 땐 마스크를 낀다.눈은 동태처럼 생기는 잃어가지만 내마음을 지키기 위해선할 수 있는 최선이다.
개인사까지 신경 써주며 배려했던 직원의 무능력한 팀장이라며 내게 가시를 던진 날. 나는 그 자리에서 냉소적인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했다. 도대체 뭐가 미안해야 할 포인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느꼈다고 하니 미안하다는 수밖에. 마지막 한 방으로 본인이 힘들다고 하면 알아서 다 떠먹여 줘야 한다는 말을 듣고 말이 통할 사람이 아님을 결론 내렸다. 평소에는 잘 먹지도 못하는 붉닭볶음면이 달게 느껴지니.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선이 필요하겠구나.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답을 찾지 못했다. 입력값을 넣으면 도출되는 게 아니니 당연하겠지. 감정이란 변수가 있으니. 인력관리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구나.시간이지나면 이런 때가 있었지 잘 버텼다 생각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