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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욤 민지 Jul 20. 2023

오늘 밤이라도 알면 좋을 문장들

[일상산‘책‘]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오랜만에 책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대학원 도서관 대출 3위 안에 드는 책이라 내용이 궁금했는데, 대출이 너무 밀려 있어서 하필 기말고사 기간에 대출이 되어버렸다. 원래 시험 기간에 읽는 책이 가장 재밌기에, 시험 기간에 틈내서 한 권을 완독 했다. 우연히 읽은 책이지만 올해의 책 top 3에 꼽을 정도로 멋진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책만큼은 꼭 책리뷰를 남기고 싶었다. 책 제목은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지만, 석/박사생이 아니더라도 ‘오늘 밤이라도 알면 좋을 문장들‘을 추리고 추려서 내[문장 수집 노트] 버전으로 남겨보겠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눈앞에 놓인 통과의례를 해결하는 것에만 허덕이다 보면 ‘대체 내가 내 삶의 주인이었던 적이 있었던가?’싶은 후회가 밀려온다. 대학원에서의 삶은 사실 인생의 축소판이다. 수많은 선택과 갈등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마주하게 된다. 끊임없는 삶의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대학원이 바로 가장 좋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남이 내준 문제가 아닌, 내가 낸 문제를
내가 풀어, 내가 채점하는 삶

연구의 주인은 지도 교수가 아니라 본인이다. 대학원 생활, 아니 앞으로 남은 인생에선 스스로 의미 있는 질문을 하고 그것에 성실히 답해가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남이 내준 문제가 아닌, 내가 낸 문제를 내가 풀어 내가 채점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그 변화의 첫걸음이 바로 대학원 생활이다.


‘미래의 쓰임’이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 모든 배움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만약 스티브 잡스가 학부시절 캘리그래피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이 시대의 컴퓨터는 모두 한 가지 서체만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처럼 '미래의 쓰임'이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 모든 배움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의 인생에선 생각지도 못했던 A와 B가 만나고 이를 C가 도와주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해지려면 A, B, C 모두를 진지하게 내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


특정 지식보다는
‘삶의 자유를 대하는 태도’를 배울 것,
새로운 지식에 대한 ‘빠른 학습 속도‘를 가진 사람이 될 것

대학원 생활에서 얻어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지식’이 아니다. ‘미래의 구닥다리 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원을 간다면 그것은 참 비합리적인 투자일 것이다. 가방끈이 늘어나며 얻어야 하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자율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나의 시간을 유통기한이 있는 한낱 지식과 바꾸기엔 다시 오지 않을 청춘의 나날들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지식보다 더 가치 있는 것, 바로 ‘삶의 자유를 대하는 태도’를 대학원 생활로부터 얻어야 한다.

특정 지식보다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빠른 학습 속도(learning curve)를 가진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당 분야의 경력을 쌓고 기록을 남기는 방법 외엔 뚜렷한 왕도가 없다. 공부하고 기록하고 연습의 흔적을 남기자.


행복한 삶은 불행과 함께 공존할 줄 아는 삶

누구나 시궁창 같은 현실에 살고 있고, 누구나 불안한 미래와 싸우고 있다. 중요한 건 탈출이 아니라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일이다. 행복한 삶은 안정된 삶,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삶이 아니라, 불행과 함께 공존할 줄 아는 삶이다. 그러한 삶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을 우리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대학원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행복한 대학원 생활은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이상적인 나날들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꽃을 피울 줄 아는 현명한 처신 속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시간을 분배하여
우리의 사생활을 위해서도 쓰자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대학원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이렇게 배운 시간관리법은 어쩌면 대학원을 통해 배운 지식보다 더 오래 남을 인생의 지혜일 수도 있다. 시간은 연구만이 아니라 우리의 사생활을 위해서도 쓰여야 한다. 어떤 사람은 취미로 댄스학원에 다니기도 하고, 헬스장에 열심히 다니며 인생 최고의 몸을 만들기도 하며, 사진에 취미를 들여 여행을 다니고 작품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성 친구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는 일 역시 결코 무시되어선 안 되는 인생의 대소사이다.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어떻게 시간을 분배하고 쓸 것인가는 본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이고, 주체적인 연구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당근과 채찍으로 잘 다독이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법, 그것이 대학원 생활의 성공을 이끄는 길이며 앞으로 삶의 성공도 보장하는 큰 배움일 것이다.




 석/박사 기간 동안 ‘전공 지식’보다도 더 진하게 배워야 할 내용은 ‘태도’였다. 누구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분배해서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사는 것, 불행은 피할 수 없기에 행복과 공존할 수 있도록 내 삶을 만드는 것, 스스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며 사는 것, 삶의 자유를 대하는 태도와 배움에 대한 태도를 익힌다면 좀 더 주도적이고 재밌고 보람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비록 대학원생에게 알려주는 내용의 책이지만,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삶의 꿀팁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문장 수집 노트를 토대로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그리고 내 삶의 주인이 되시길!


대학원 1학기 기말고사, 전공 서적보다 더 손이 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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