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숙면 취하기
숙면 취하기 1. 일찍 자자
세계 3대 기초과학연구소로 유명한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골수이식의 생착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 중 생체리듬과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조혈모세포의 구성 성분 간 특별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인체 내에서 혈액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낮과 밤의 생체리듬과 특별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인체의 활동력이 가장 왕성해지는 오전 11시경에는 골수 또한 혈액세포를 활발히 생성해 내고, 휴식을 취해야 할 밤 11시경에는 골수 역시 다음날의 활동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혈액은 크게 적혈구와 백혈구로 나뉜다. 잘 알다시피 적혈구는 영양분과 산소 등을 몸 구석구석까지 이송하는 것이 주 업무이고, 백혈구는 우리 몸을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한다.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혈액의 적절한 생성이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혈액은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혈액을 만드는 줄기세포(조혈 줄기세포, 조혈모세포)가 골수에서 끊임없이 생산되어 대량으로 증식하는 과정 중 일부는 적혈구로, 일부는 백혈구로 분화되는데, 우리 몸의 필요에 따라 상황에 맞게 분화시킨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조혈모세포의 분화에 낮과 밤, 빛과 어두움 등의 영향을 받은 생체리듬이 일정한 관련성이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 결과, 밤 11시에 분화되지 않은 조혈 줄기세포의 수가 가장 많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줄기세포 대부분이 어떤 유형으로 분화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분화된 줄기세포가 수면을 취하는 동안 인체의 필요에 따라 분화하여 조직을 재생시키기도 하고, 적혈구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면역세포로 분화되어 여러 가지 이물질과 싸우기도 한다.
이 연구가 의미하는 바는, 물론 골수이식의 생착률을 높이기 위해 연구되었기 때문에 미분화된 줄기세포를 획득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결론이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 늦어도 밤 11시 이전에는 수면을 취해야 다음날 필요한 혈액성분을 충분히 분화시켜 인체 각 부위별 요구대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새벽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자지 않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지 말고, 일찍 잠드는 습관을 들여야 건강의 회복과 인체 조직을 재생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건강을 위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
숙면 취하기 2. 밤이 되면 밝은 빛을 멀리 하자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이 18~30세 건강한 지원자 116명을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의 그룹을 밝은 빛과 어르스름한 빛에 노출시킨 후 5일간 30분~60분 간격으로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관찰한 결과 밝은 빛에 도출된 그룹의 멜라토닌 분비 시간이 더 짧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잠자기 전까지 전등을 켜놓는데, 늦은 시간까지 전깃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멜라토닌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성인 당뇨병이나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특히 수년간 실내 불빛에 노출되는 교대 근무자들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유혹하는 요소들이 매우 많은 현대 사회에서 어두워진 다음 불빛을 멀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만약 중증 질환으로 회복이 필요한 환자라면,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가급적 불빛을 멀리 하고 일찍 잠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건강을 되찾는데 보다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밤에 휘황찬란한 조명 아래에서 술을 마신다거나, 항상 밝게 불을 켜놓고 잠을 청하는 등의 습관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고, 이에 따라 숙면을 취하는데 방해가 된다.
또한 와이즈만 연구소의 연구진은 햇빛에 노출된 지 1시간, 어두워진 뒤 1시간 정도가 됐을 때 골수에서 노르에피네프린(NE) 종양 괴사 인자(TNF)의 두 가지 성분이 증가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이고, 종양 괴사 인자는 염증이나 세포 죽음을 유도하는 물질이다. 이들 두 물질이 나오지 못하게 유전적으로 차단했을 경우 오전 11시와 밤 11시의 줄기세포 최대치가 기록되지 않았다. 이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햇빛의 유무에 의해 생체가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고, 낮과 밤의 자연적 변화에 순응하여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줄기세포 최대치가 나타난 오전 11시와 밤 11시에 각각 노르에피네프린과 종양 괴사 인자의 양을 측정해봤다. 그 결과 밤보다 오전에 이들 물질이 더 많이 증가했다. 그리고 오전에는 두 물질이 증가함에 따라 차례로 줄기세포의 분화와 이동을 자극하는 활성산소종 분자 수가 많아졌다. 반면 밤에는 활성산소종 대신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늘면서 줄기세포 분화가 억제되고 미분화된 상태로 다음날을 준비한다.
만약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게 될 경우, 앞서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도 살펴봤듯이, 골수에서 조혈모세포의 정상적인 분화가 유도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 몸의 혈액 조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이는 면역 조절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으로, 암을 발생시키거나, 암 환자의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급적 숙면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너무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놓지 말고, 아홉 시 정도부터는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을 위해, 밤이 되면 불을 끄자!
숙면 취하기 3. 자세를 바르게 하자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박광석, 정신건강의학과 정도언, 이유진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6년 수면 전 자율신경계의 활동이 수면효율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진 자율신경계의 활동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수면의 질을 간접적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논문에 따르면 수면 전 자율신경계의 작용을 확인하여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징후가 나타날 경우 수면 효율이 떨어지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징후가 나타나면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A4용지 얇기의 필름타입 압전 센서를 침대 매트리스에 설치한 후 60명의 대상자를 안정된 상태로 5분간 누워있게 했다. 그리고 압전 센서로 심폐 신호(심장박동, 호흡 등)를 측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수면효율을 예측했다. 심폐 신호는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지표로, 부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심장 및 호흡은 안정화되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호흡 및 심박동이 빨라진다. 5분간의 검사 후 수면의 질 검사 중 가장 보편화된 검사인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실제 수면 중 수면효율을 함께 비교하여 평가한 결과 예측된 수면효율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된 수면효율과 단 2%의 오차만을 가졌다.
이 실험이 의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자율신경계의 흥분 상태가 수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자율신경계는 척추에서 시작된다. '두개-척추-골반' 축이 이루는 균형이 수면의 질 향상을 위해 중요한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수면의 질에 자율신경이 큰 역할을 하고, 자율신경의 시작점은 '두개-척추-골반' 축이기 때문에 숙면을 위해 이 축이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함은 두 말하면 잔소리가 아닐까?
숙면을 취하기 위해 반드시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척추를 바르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함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이야기다. 척추와 골반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앞서 자세히 설명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건강을 위해, 자세를 바르게 하자!
숙면 취하기 4. 낮에 충분한 햇빛을 쬐자
스웨덴 웁살라 대학 연구팀은 낮에 충분한 야외 활동을 한 사람은 잠자기 전 2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수면에 별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저자인 프리다 랭텔 연구원은 "멜라토닌은 빛에 매우 민감한데, 밝은 햇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최대한 억제되었다가 밤이 되면 강하게 분비된다. 따라서 낮 시간에 충분히 햇빛을 쬐는 것이 곧 숙면의 비결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랜 실내 생활로 인해 충분한 햇빛을 받지 못하는 현대인들은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현저히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체리듬이 깨져 있는 상태가 되기 쉬운 암 환자들의 경우 불면증을 비롯한 암성 피로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체리듬의 활성화에 햇빛이 도움이 된다.
또한 2014년 정신종양학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Psycho-Oncology'지 23호에 발표된 미국의 Mount Sinai 의과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의하면 암성 피로를 겪는 암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태양 빛과 흡사한 파장을 지닌 밝은 빛의 광원을 쪼인 결과 임상적으로 암성 피로가 진단되지 않을 만큼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빛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등의 분비를 조절하여 우리 몸의 수면과 활동 주기를 조절하는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어 암성 피로를 경감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논문의 내용처럼, 인체는 태양빛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일광욕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일조량이 매우 부족한 영국인들의 경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매우 많다. 태양빛이 부족한 흐린 날에는 기분도 우울해지고 몸도 축 처지는 것은 단지 느낌만이 아니다. 인체는 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호르몬의 분비를 통해 생체리듬을 조절한다. 식물만 광합성이 필요한 게 아니다. 충분한 일광욕이 불면증 또한 개선시킬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일광욕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