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을 뛰어넘는 '긱워커들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직장인이 되거나 사업을 시작해야지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누구나 쉽게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을 만나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인정받고, 성공까지 거머쥘 수 있는 시대가 우리의 눈앞에 다가왔다. 긱 이코노미라는 보호망 속에서 긱워커들은 스스로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을 찾아 나간다.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한 성찰한다. 성찰을 통해 긱워커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플랫폼에서 실험하고 고객들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서서히 긱워커들은 ‘재야의 고수’가 된다.
긱 이코노미는 사회적으로 약속된 ‘평균적인 삶’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는 정규교육과정인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수능을 치고 대학에 입학한다. 대학졸업 이후 취업을 하거나 창업이라는 두 가지 길을 통해 경제활동을 시작한다. 일부는 공무원시험 등의 고시공부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균적인 삶에는 경쟁이 필연적이다. 이와 달리 긱워커들은 평균적인 삶을 거부한다. 이들은 경쟁을 뛰어넘어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자 한다. 긱 이코노미 플랫폼을 통해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다. 긱워커들은 단계적으로 단순·비숙련 부업부터 시작해 특정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를 거쳐 스스로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세포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재야의 고수’ 긱워커들은 정규직보다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방송사 소속이었던 ‘간판’ 아나운서들의 프리 선언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전현무, 장성규 아나운서는 프리선언 이후 다수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실력 있는 직장인들은 매 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을 뿌리치고 자발적 퇴사를 선택한다. 이들 중 일부는 유튜버, 프리랜서 강사 등과 같은 긱워커가 되어 월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린다. 이는 시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변화에 필요한 지식과 실력을 빠르게 습득한 노력의 결과다. 더불어 긱워커들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여 대비한다. 이처럼 이들은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정규직에게 주어졌던 복지와 월급과 같은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들만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정진한다.
긱워커들에게 일은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이다. 페이오니아(Payoneer)가 긱워커 7천 명을 대상으로 한 ‘2020 글로벌 프리랜서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긱워커 응답자의 약 80%는 현재 자신의 일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기업의 부속품으로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회사원들은 틈틈이 부업강의를 수강하는 등 서서히 회사로부터의 독립을 준비한다. 부업·재태크 등의 강의 플랫폼 ‘탈잉’의 성장은 앞으로 더 많은 직장인들이 퇴사하고 긱워커가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0년 4월 현재 탈잉의 월 매출은 70%씩 성장하고 있고 창업 이후 연평균 10배씩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긱워커들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퇴사가 능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퇴사를 절대 부추기고 싶지 않다. 최근 회사구성원들의 성장과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만족한다면 회사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적어도 회사가 평생 일자리를 보장하리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긱 이코노미는 회사에 불만이 있는 노동자들과 비효율적인 정규직 고용을 꺼려하는 기업가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일자리 트렌드다. 지금 당장 퇴사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자생력을 길러야 하는 이유다.
긱 이코노미의 등장으로 인해 일자리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넓어진 일자리 선택의 폭은 사회 안정망을 형성한다. 과거 회사에서의 해고는 곧 실업자를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실직자들은 긱워커로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 사업을 실패한 사람들 역시 긱 이코노미에서 재도약을 꿈꿀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나아가 긱워커들은 단군 이래 돈 벌기 가장 좋은 시대라는 믿음 속에서 부의 추월차선에 오르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빠르게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고 그 안에서 성공의 기회를 붙잡아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성공의 기쁨을 누리고자 한다. 유튜브에 부업을 검색해 보면 수많은 부업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파트너스 제휴마케팅, 재능플랫폼 등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긱워커들의 성공후기 영상들은 매일같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렇다면 긱워커들은 현재 얼마나 벌고 있을까?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온라인 매체 언스트에 따르면 2017년도 긱 이코노미 근로자의 85%는 소득이 월 500달러(약 55만7000원) 이하로 조사되었다. 이는 부업으로 본업과 병행하는 긱워커가 아직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긱워커들의 수입분포 역시 ‘20대 80의 법칙’인 파레토의 법칙을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즉 상위 20%의 긱워커가 전체 긱워커들의 수입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긱워커들의 성공사례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신사임당’ 유튜브채널을 운영하는 ‘신사임당’ 주언규씨를 들 수 있다. 그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셀러로 시작해 스튜디오 렌탈사업, 온라인강의 개설 등의 다양한 긱 확장을 통해 월 7,000만 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최근 홍대 알짜 건물을 매입했다. 이제 스스로가 이제 플랫폼이 된 긱워커들은 금전적인 성공 이외에도 소중한 시간적 자유를 얻는다. 시간은 곧 금이다. 긱워커는 정규시간 동안 회사에 얽매이는 삶을 벗어 던지고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조용한 일자리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혁신가들의 이야기다. 준비하라. 재야 고수들의 시대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