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심사에 떨어지고나서
지난 토요일 제가 공천심사에 떨어진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계속 생각했습니다. 정말 내가 자격이 없는것인지. 내가 쓸데없는 욕심을 부린것은 아닌지.
정치에는 미련을 두지 말자 라는 생각도 해봤고 이 도시에 관심을 갖지 말아볼까도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화도 나고 분한 마음도 있어 생각만 해도 눈물이 고이고 마음이 아파 더 이상 시의원 같은것은 생각하지도 말자고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삼사일 지나자 보다 이성적인 눈으로 이 상황을 지켜볼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처음 제가 시의원이 되어보자 결심했던 마음도 다시 상기하게되었습니다.
우리가 정치를 외면하는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게되는것이라는 플라톤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상황은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소중한 우리의 도시인지요. 지난 4년동안 조금만 바꿔보자고 호소했던 세월에 아무런 호응도 안 해주던 시의원들을 단수로 공천한다는것
이 마을에 대해 아는것도 하나 없이 무얼 하겠다고 예비후보 등록 두세달전에 주소를 옮긴 후보들.
가족없이 혼자 와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에게 다시 4년을 맡겨야할런지요.
그렇게 껍데기만 형식만 시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민주주의를 그냥 지켜만 봐야 하는건지요.
그럼에도 시민들은 그런 정치에 관심이 없기때문에 역시 정당만 보고 투표를 하시겠지요. 무소속으로 나온다면 역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것처럼 처절하게 깨지고 말겠지요.
그리고 그런 진흙탕싸움을 하는 저 역시 똑같은 정치인으로 욕만 먹고 끝날 싸움이란걸 잘 알면서도 그냥 이렇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열표가 나오든 스무표가 나오든 지금까지 제가 이 도시에 쏟아왔던 애정과 봉사와 관심을 지역주민들께는 한번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저를 위해 말리시겠어요?
제가 욕심부리는거라고 꾸짖으실까요.
그들과 하나도 다를바 없다 질책하실까요.
아니면 좀더 생각해보렴 하고 지혜를 나누어주시겠어요 그래도 괜찮은 분들이 많이 나오니 기대해보렴 하고 만류해주시겠어요.
잠도 오지않는 밤에
아직도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그저 지혜를 구해봅니다.
더 나은 마을과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저의 준비가 아직 부족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