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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기 Oct 01. 2023

풍요의 저주와 부족한 삶

나가사키에서 포장해 온 카스테라를 추석에 친척들과 나누어 먹었다. 자연스레 부족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나왔다. 백 년 전에 이 푹신하고 달콤한 맛은 정말 기절할 정도로 맛있었을 거다.

모든 것이 풍족한 요즘 시대에 현대인들은 무뎌진 감각과 덜한 감동을 느껴야 하는 숙명을 가진다.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 영화관에서 느꼈던 벅찬 감동과 재미를 떠올려보라! 어쩌면 현대인은 무감각의 저주에 걸려있는지 모르겠다.

'빈자의 미학'을 주창한 승효상 건축가도 이런 관점에서 그의 의도된 부족함과 불편을 공간에서 구현했던 건 아니었을까? 불편함 속에서 그동안 사라졌던 가치의 재발견 같은 것들 말이다.

가끔은 전통적인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보자. 종이 책을 읽고, 종이 지도를 들고 무작정 버스를 타고, 친구와 아무 정보 없이 길 가다가 괜찮은 밥집, 술집, 카페를 들어가 보자. 실패해도 그 자체로 재밌고, 성공하면 감동이 더욱 커진다. 그렇게 살아보자!

나가사키 쇼오켄 카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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