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여성합창단 [2024정기연주회]
작은 떨림, 큰 울림: 생애 첫 정기연주회
과연 나는 일 년이라는 시간을 잘 버틸 수 있을까?
가장 자신 없는 부분, 춤과 노래.
그걸 일 년 동안 꾸준히 이어가며 무언가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그 후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내 스스로도 궁금했다.
그렇게 의문과 설렘 속에서 다가오는 정기연주회를 준비했다.
연습이 끝나고 드디어 공연 당일.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를 특별한 날이기에,
메이크업 샵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친 뒤
설레는 마음으로 대기실에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리허설을 앞두고 마침 앞에 앉은 반주자 선생님께 살짝 물어보았다.
“선생님, 이제껏 수많은 연주를 하셨는데도 무대에 오르면 떨리세요?”
그러자 선생님이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럼요. 떨림보다는 늘 긴장감이 있지요.”
아, 마음은 똑같았다...
무대에 여러번 오른 사람이나 처음 서는 사람이나,
누구나 긴장감을 느끼며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작은 안도의 숨을 쉬며 무대에 올랐다.
함께 무대를 준비한 단원들,
지휘자 선생님.
반주자 선생님.
안무 선생님,
그리고 객석에서 지켜보는 가족과 지인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정기연주회를 기대하고 있었다.
나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일 년간 일주일에 한 번(공연을 앞두고는 주 2회!) 연습한 무대를 최선을 다해 노래했다.
지휘자 선생님이 손으로 미소를 지으라는 제스처를 보냈다.
표정이 너무 굳어 있었던 걸까?
그 순간 단원들 모두가 지휘자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자연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일이 아닌 취미에 이렇게 열정을 쏟아본 것이 언제였을까?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뭘 그렇게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오느라
정작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가곡 한 곡,
좋은 노래들을 함께 화음을 맞춰 부르는 순간들 속에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평온과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에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결국 사람의 본성은
무용한 것들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시인들은 사랑, 별, 바람, 꽃 등을 노래하고,
우리는 그런 것들 속에서 위안을 얻곤한다.
유행하는 대중가요보다
더 멋진 가곡을 알고 싶었던 나는,
일 년간 노래를 배우며 정기연주회를 무사히 마쳤다.
이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
작은 떨림조차도 소중했던 시간들...
올 연말 정기연주회를 위해
나는 또다시 일 년간 열심히 합창을 이어갈 것이다.
"사람 목소리가 최고의 악기"라는 말처럼,
사람들 간의 진심 어린 소통과 조화가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드는듯 하다.
올 한 해에도 그런 하모니를 이루며,
마음과 마음이 잘 맞아가는...그런 삶이 되길...